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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46420618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기억이 없다 / 기억이 없다 2 / 단식 중입니다만 / 단식 중입니다만(속편) / 단식 중입니다만(완결편) / 오캉의 영역 표시 / 오캉은 못 말려 / 무모한 도전 / 꽤나 즉흥적입니다 / 지갑을 두고 왔네 / 디제리두 효과 / 스키복의 행방 / 면허 도전기 / 인간 도쿄타워 / 지갑을 두고 왔네 2 / 장안의 화제 ‘라인’ / 신의 계시 / 여자에게 머리카락이란 / 끈을 당기고 싶은 충동 / 요정은 각지에 있다 / 못남과 못생김 사이에서 / 편향된 식탐 / 아이슬란드의 택시 / 겨울잠 권유 / 결국 면허를 땄습니다 / 덴쓰맨에게 물었습니다 / 필요 없는 물건은 뭔가요 / 진짜 관광객이었습니다 / 장롱면허 탈출기 / 도가쿠시 신사와 욕망 / 책으로 나온대 / 크리스마스라는 것은 / 후기 /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느 날 늦은 밤에 친구와 단골 이탈리안 바를 찾았다. 옛날에는 자주 왔었는데 최근 들어 꽤 오래 발을 끊었던 터라 조금 신경이 쓰였던 곳이다.
“사장님, 죄송해요. 지진 이후로 한 번도 안 왔네요. 벌써 1년 반이나 지났어요.”
고개 숙인 사장의 표정이 어쩐지 미묘하다. 역시 화났나? 나는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을 올렸다.
“죄송해요, 앞으로는 자주 올게요.”
그러자 사장이 말했다.
“아뇨…… 그게 아니라…… 그…… 에리 씨, 오셨습니다.”
엉? 무슨 말이지? 사장이 송구스러운 듯 얼굴을 들고 다시 말을 이었다.
“에리 씨는 안 오셨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몇 번쯤, 오셨습니다…… 필름이 끊긴 상태로.”
한동안 금주하겠습니다. - ‘기억이 없다 2’에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호가든 생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 친구가 나를 데려갔다. 게다가 마이너스 7도란다. 얼음처럼 차가운 호가든 님.
친구가 “정말 주문 안 해?” 하고 노려본다. 나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 후 입술을 한일자로 다물었다.
“응, 오늘 완전 단식 날이거든.”
그때 점원이 차가운 호가든 님을 들고 왔다. 친구의 눈이 쓸쓸해 보였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 내가 너무 매정한 건 아닌지?
“그럼, 한 입만…….”
마음속으로 외쳤다. 선생님, 죄송해요. 입술만, 입술만 적실게요. - ‘단식 중입니다만(속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