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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책] 내 생애 단 한 번](/img_thumb2/9788946421967.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46421967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1-09-15
책 소개
목차
서문 - 꿀벌의 무지
1. 아프게 짝사랑하라
하필이면 | 약속 │ 두 번 살기 │ 눈물의 미학 │ ‘진짜’가 되는 길 │ 아프게 짝사랑하라 │ 장영희가 둘? │ 천국 유감 │ 은하수와 개미 마음 │ 이해의 계절 │ 사랑합니다
2. 막다른 골목
어느 거지의 변 │ A+ 마음 │ 나와 남 │ 연애편지 │ 선생님도 늙으셨네요 │ 희망을 버리는 것은 죄악이다 │ 눈으로 들어오는 사랑 │ 막다른 골목 │ 눈먼 소년이 어떻게 돕는가?
3. 더 큰 세상으로
엄마의 눈물 │ 나의 목발 │ 못 줄 이유 │ 꿈 │ 실패 없는 시험 │ 겉과 속 │ 어느 가작 인생의 봄 │ 더 큰 세상으로 │ 소크라테스와 농부 박 씨 │ 톡톡 튀는 여자 마리아 │ 보통이 최고다
4.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진정한 승리 │ 연주야! │ 이 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한마디 │ 스무 살의 책 │ 미안합니다 │ 하느님의 필적 │ 걔, 바보지요? │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 킹콩의 눈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런데 어제저녁 초등학교 2학년짜리 조카 아름이가 내게 던진 ‘하필이면’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귀여운 판다 곰 인형을 하나 사서 아름이에게 갖다 주자 아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런데 이모, 이걸 왜 하필이면 내게 주는데?” 하는 것이었다. 다른 형제나 사촌들도 많고, 암만 생각해도 특별히 자기가 받을 자격도 없는 듯한데,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는 아름이 나름대로의 고마움의 표시였다.
외국에서 살다 와 우리말이 아직 서투른 아름이가 ‘하필이면’이라는 말을 부적합하게 쓴 예였지만, 아름이처럼 ‘하필이면’을 좋은 상황에 갖다 붙이자, 나의 ‘하필이면’ 운명도 갑자기 찬란한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누리는 많은 행복이 참으로 가당찮고 놀라운 것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__ 〈하필이면〉 중에서
짝사랑이야말로 성숙의 첩경이고 사랑 연습의 으뜸이다. 학문의 길도 어쩌면 외롭고 고달픈 짝사랑의 길이다. 안타깝게 두드리며 파헤쳐도 대답 없는 벽 앞에서 끝없는 좌절감을 느끼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는 자만이 마침내 그 벽을 허물고 좀 더 넓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승리자가 된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이여,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저 푸른 나무 저 높은 하늘을 사랑하고, 그대들이 몸담고 있는 일상을 열렬히 사랑하라.
__ 〈아프게 짝사랑하라〉 중에서
‘사랑하다’와 ‘살다’라는 동사는 어원을 좇아 올라가면 결국 같은 말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영어에서도 ‘살다live’와 ‘사랑하다love’는 철자 하나 차이일 뿐이다. 살아가는 일은 어쩌면 사랑하는 일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신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고, 장미, 괴테, 모차르트, 커피를 사랑하고……. 우리들은 사랑하기 때문에 끝없이 아파하고 눈물 흘리기 일쑤지만, 살아가는 일에서 사랑하는 일을 뺀다면 삶은 허망한 그림자 쇼에 불과할 것이다.
__ 74~75쪽, 〈사랑합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