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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47540186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15-06-16
책 소개
목차
1. 유리 GLASS
이산화규소, 리비아사막의 잿가루에서 스마트폰으로
현대 유리가 탄생하는 순간 | 진정한 과학의 탄생 | 유리로 이뤄진 세상 | 처음으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다 | 산 정상의 구름 위에 걸터앉은 타임머신 | 첫 유리 조각은 어디에서 왔는가?
2. 냉기 COLD
얼음 혁명, 삶의 지형을 바꾸다
장구한 역사의 유일무이한 돌연변이 | 얼음 위에 세워진 도시 | 말라리아와 전쟁으로 시작된 인공 제빙의 역사 | 직관적 통찰 vs 느린 직감 | 에어컨, 우연한 발명 | 공기의 순환에서 인간의 순환으로 | ‘롱 줌’ 역사로 본 얼음 혁명
3. 소리 SOUND
소리 테크놀로지, 오작동과 예측 불가능성의 세계
최초의 음성 기록 장치, 포노토그라프 | 전화가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 아이디어 팩토리 | 디지털 세계의 혁명 기념일 | 보이지 않는 공중의 제국 | 라디오, 장벽 없는 자유의 매체 | 테크놀로지의 오작동이 열어젖힌 예술의 세계 | 음파탐지와 초음파, 기술 발전의 빛과 그림자
4. 청결 CLEAN
하수관에서 청정실까지, 양극단을 오가는 청결의 세계
근대 도시의 진정한 연쇄살인범 | 포말 전염설 vs 세균설 | 비키니는 염소처리법 덕분에 등장했다 | 너무 깨끗해서 병에 걸리는 시대 | 청정실과 하수관
5. 시간 TIME
갈릴레오의 제단등에서 스푸트니크 호까지
58년간 숙성된 정확한 시계의 아이디어 | 산업혁명의 도약대, 시간의 규격화 | 정오가 두 번 있던 날 | 수정시계, 코페르니쿠스 우주관에 대한 마지막 치명타 | 손바닥 위, 숨겨진 최첨단 테크놀로지의 총합 | 과거를 비추는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 | 긴 현재의 시계
6. 빛 LIGHT
새로운 빛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인공조명 때문에 멸종할 뻔한 향유고래 | 사방을 환히 밝힌 동화의 나라 | 전구! 천재의 발명인가, 네트워크화된 혁신의 산물인가 | 사회 개혁의 밀알이 된 섬광 사진술 | 네온광과 포스트모더니즘 | 레이저광선, 소설 속 상상이 현실로 나타나다 | 레이저, 바코드, 인공 태양
결론_ 시간 여행자들의 역사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
참고문헌
이미지 출처
리뷰
책속에서
아이디어와 혁신의 역사도 비슷한 방법으로 전개된다. 요하네스 구텐베르크의 인쇄기가 등장하면서 유럽 전역에서 독서라는 새로운 습관이 형성되어 많은 사람이 원시(遠視)라는 걸 알게 됐고, 그로 인해 안경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안경의 수요가 증가하자 렌즈를 제작하고 실험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했고, 그 덕분에 현미경이 발명됐다. 또 현미경 덕분에 우리는 우리 몸이 극소한 세포로 구성돼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꽃가루의 진화가 벌새의 날개 구조를 바꿔놓을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듯이, 인쇄술의 발명이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세계를 세포 차원으로까지 확대할 줄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 일어난다.
인쇄기가 발명된 뒤에 일어난 현상은 현대사에서 벌새효과가 가장 극명하게 발휘된 사례 중 하나였다. 구텐베르크의 발명 덕분에 책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제작되고 휴대할 수도 있게 됐다. 그 때문에 책을 읽고 쓰는 능력이 향상됐고, 더불어 많은 이들의 시력에 결함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따라서 안경을 만들고 판매하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됐다. 구텐베르크의 발명이 있고 100년이 지나지 않아, 수천 명의 안경 제조인이 유럽 전역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신석기시대에 옷이 발명된 이후로 안경은 오랜만에 탄생한 첨단 테크놀로지가 되어 보통 사람도 어렵지 않게 소유하게 됐다.
무역으로 거래되는 대부분의 자연 상품은 태양빛이 작열하는 곳(고에너지 환경)에서 잘 자라는 물질이다. 예컨대 사탕수수와 커피, 차와 목화 등 18세기와 19세기 무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상품들은 열대와 아열대 기후권의 지독한 더위에서 재배됐다. (…) 그러나 무역의 역사에서 유일하다고 주장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얼음 무역은 이런 패턴을 완전히 뒤집었다. 뉴잉글랜드 겨울의 저에너지 상태(추운 날씨) 및 낮은 에너지를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는 고유한 특성 때문에 얼음은 귀중한 상품이 될 수 있었다. 게다가 열대권에서는 환금작물을 재배했기 때문에 지독히 더운 지역이었는데도 많은 사람이 살았다. 따라서 열기를 피할 수 있게 해주는 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이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무역의 장구한 역사에서 에너지는 언제나 가치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더운 곳, 즉 태양에너지가 많은 곳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탕수수와 목화를 생산하는 열이 강렬하던 세계에서는 차가운 냉기도 자산이 될 수 있었다. 프레더릭에게는 이런 역의 관계를 꿰뚫어보는 뛰어난 혜안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