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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88947547239
· 쪽수 : 38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결정적 장면
1부 원정
1 주인공에 대하여
2 공포의 용도
3 무굴제국의 기원
4 인류 모두의 적
5 두 종류의 보물
6 스페인 원정 해운
7 세계의 정복자
8 원정대의 발을 묶은 관료주의
2부 선상 반란
9 만취한 갑판장
10 팬시호
11 해적의 노래
12 조사이아 경의 조작
13 서풍해류
14 건스웨이호
15 애머티호의 귀환
16 누가 쫓아와도 두렵지 않은 배
17 공주
3부 약탈
18 파트마흐마마디호
19 넘치는 보물
20 대항 담론
21 복수
22 전쟁하는 회사
4부 추적
23 도주
24 명백한 반란
25 추측은 증거가 아니다
26 바다의 파우지다르
27 귀향
5부 재판
28 해적의 나라
29 유령 재판
30 동의라는 게 무엇입니까?
31 해적 처형장
에필로그 | 리베르탈리아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 역사를 보는 눈
주
참고문헌
리뷰
책속에서
역사의 넓은 관점에서 볼 때 그런 대치는 대체로 사소한 충돌, 즉 금세 꺼져버리는 불꽃에 불과하다. 그러나 간혹 누군가가 그은 성냥불이 온 세상을 밝히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성냥불 중 하나에 대한 이야기다.
간단명료하게 말하면, 이 책은 세상을 경악에 빠뜨린 한 불량한 해적의 범죄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의 주인공은 황금시대를 상징하는 해적들만큼 오늘날 유명하지는 않지만 검은수염과 그의 동료들보다 세계사의 흐름에 훨씬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은 그 영향을 평가하고, 그 경계를 가늠해보려고 한다.
우리가 웅장한 구조물의 형태를 머릿속에 그리며 차근차근 설계하듯이, 기업이나 제국 같은 큰 조직은 신중한 계획을 통해 형성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어떤 제도가 궁극적으로 취하는 형태는 최고 기획자가 처음에 설계한 모습이 아니라, 해안선이 작은 파도에 끝없이 시달리며 형성되듯이 외곽 경계에 가해지는 충격에 의해 결정된다.
_<프롤로그 : 결정적 장면>에서
이 데번셔 뱃사람의 탄생은 그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만큼이나 오리무중이다. 그가 어디에서 언제 태어났는지, 심지어 그의 실제 이름이 무엇이었는지도 우리가 실제로 모른다는 게 유일한 진실이다. 헨리 에브리의 뿌리 자체가 모호한 셈이다. 그러나 모든 위대한 전설적인 인물의 출생에 대해서는 몇 번이고 고쳐 써지게 마련이다. 세대를 거듭하며 전해진 이야기에 이런저런 소문과 풍문이 더해지고, 교묘하게 수정되며 다층적으로 짜인다. 한동안 헨리 에브리는 만신전에 묻힌 여느 인물만큼이나 널리 알려진 전설적인 인물이었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영감을 주는 영웅이었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무자비한 살인자였다. 또 폭도였고, 노동자 계급의 영웅이었으며, 국가의 적이었고, 해적왕이었다. 그러고는 유령이 되었다.
_<1장 주인공에 대하여>에서
1650년대 말을 두 화면으로 본다고 상상해보자. 한 아이는 잉글랜드 웨스트컨트리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고, 8,000킬로미터가 떨어진 곳에서는 한 왕조의 새로운 계승자가 무굴제국의 황제가 된다. 지리와 문화, 계급, 종교와 언어가 완전히 달라서, 이들보다 공통점이 적은 두 사람을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다. 그러나 당시에는 전혀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 일련의 사건들로 말미암아 아우랑제브와 헨리 에브리는 폭력적 충돌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있음 직하지 않은 충돌은 개인의 삶을 훌쩍 뛰어넘는 엄청난 결과로 이어졌다. 1650년대 말에 두 화면으로 에브리의 탄생과 아우랑제브의 즉위를 모두 지켜본 사람이 있었더라도, 둘의 충돌 이후로 인도에서 이슬람 시대가 붕괴하고, 대영제국군이 들어서서 두 세기 이상 인도 아대륙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영국의 인도 점령은 근대를 규정하는 사실이기 때문에 다른 연대표를 상상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헨리 에브리의 삶이 다른 식으로 전개되었더라면, 영국의 인도 점령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_<3장 무굴제국의 기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