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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88947541084
· 쪽수 : 636쪽
· 출판일 : 2016-07-20
책 소개
목차
23. 구름은 걷히고
24. 제야의 살인 사건
25. 이정제동(以靜制動)
26. 삭풍은 점점 다가오고
27. 묘음방의 연주
28. 화약 폭발
29. 양패구상(兩敗俱傷)
30. 처음 열린 밀실
31. 남초의 손님
32. 모여드는 귀빈들
33. 하늘과 땅이 뒤집히고
34. 정은 다하고 의는 끊어지다
35. 뒤집힌 둥지
36. 천뢰(天牢)의 끝자락
37. 국상(國喪)
38. 잃은 사람과 얻은 사람
39. 과거의 흔적
40. 기약 없는 이별
41. 동궁의 격변
42. 두각을 나타내다
43. 다가오는 비
44. 성문의 습격
45. 찬바람 가득
46. 천금의 약속
리뷰
책속에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진심으로 그를 대하는 사람은 오직 소경예 뿐이었다. 다른 사람들 눈에 그는 기린지재를 가진 소철이었지만, 소경예의 눈에는 언제까지나 그냥 매장소였다. 그가 아무리 뛰어나고, 아무리 풍운을 일으켜도, 그 젊은이는 그와 처음 친구가 되었을 때의 마음을 추호도 잃지 않았다.
소경예는 항상 평화로우면서도 결코 무관심하지 않은 눈으로 정쟁을 지켜봐왔다. 그는 아버지의 선택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소 형의 입장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단지 두 사람이 같이 서 있을 수 없는 현실에 슬퍼할 뿐이었다. 그렇다고 그 때문에 자신과 매장소 사이의 우정을 포기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는 솔직하고 의심 없는 태도를 견지하며, 매장소의 물음에 사실대로 답했다. ‘소형이 무슨 목적으로이런 걸 묻지?’ 하고 깊이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지 않는 것이었다.
이번 생일잔치에 초대한 것도 그랬다. 매장소는 이 젊은이의 밝은 마음을 너무도 분명하게 읽을 수 있었다. 소경예는 아버지에게 반항할 생각도, 매장소를 바꿔놓을 생각도 없었다. 그저 자신의 방식대로 친구를 사귀려 할 뿐이었다. 마치 시원한 바람 부는 하늘에 뜬 환한 달처럼. 그런 사람이 녕국후부에서 태어났다는 것이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매장소는 고개를 젓고 한숨을 쉬며 생각을 털어냈다. 덜거덕거리는 운명의 수레바퀴는 벌써 가까이 와 있었고, 이제 와서 아무리 생각해봐야 소용없었다. 지난 과거에 뿌린 씨앗을 다시 거둬들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왜? 왜 꼭 혼자 짊어지려는 건가? 정왕이 모든 진상을 알게 되면 분명히 더욱 더…….”
“도리어 일을 그르칠 뿐입니다.”
매장소가 차갑게 그의 말을 잘랐다.
“경염은 지금 황위에 앉겠다는 결심이 강합니다. 제가 의견을 내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도 듣기는 하지요. 제가 세운 계획, 제가 시키는 일, 모두 따릅니다. 한 번도 반항하지 않고요. 왜 그런지 아십니까?”
“그야…….”
몽지는 한참동안 우물우물하면서도 끝내 한마디도 못했다.
“지금은 잡념이 없기 때문입니다. 황위를 얻는 것은 지금 그에게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제가 그를 위해 하는 일에 대해서도, 그저 그 일이 황위를 얻는 데 유리한가 아닌가만 판단하면 됩니다. 최소한, 그 일들이 매장소라는 사람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거지요.”
매장소의 말투는 차가웠다. 하지만 눈동자에는 절로 슬픈 웃음이 떠올랐다.
“하지만 제가 임수라는 것을 아는 순간, 우선순위가 바뀔 겁니다. 저를 보호하려 하고, 제게 도망칠 길을 마련해주려 하겠지요. 그렇게 하면 제약이 많아져서 오히려 서로 힘들어집니다.”
몽지도 정왕의 인품과 성격을 잘 알기에 그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반박할 수는 없지만 괴롭고 마음이 아팠다.
“그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 저도 편해요.”
매장소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