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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무협소설 > 외국 무협소설
· ISBN : 9788947546171
· 쪽수 : 548쪽
책 소개
목차
꿈속의 몸
1장 용을 그리다
2장 환술
3장 벽화 살인 사건
4장 오래된 사찰의 수수께끼
5장 꿈속의 몸
6장 홍문의 변고
7장 마음의 문
8장 응어리
9장 진원정
10장 재상 댁의 생신 연회
11장 암류
12장 성대한 개관식
13장 수수께끼 뒤의 수수께끼
종장
하
꼭두각시놀이
1장 벽운루 괴사건
2장 기묘한 암살 기도
3장 꼭두각시 마귀
4장 알현
5장 잡으려면 풀어주라
6장 모선재
7장 천당환경
8장 원한의 진
9장 나만의 낭군, 꼭두각시 신선
10장 칠석날 장생각
11장 통탄의 탑
12장 뒷공론
13장 수요의 싸움
14장 마지막 대연회
리뷰
책속에서
“헤어지는 마당에 한마디 하겠소. 좀 즐겁게 사시오!” 육충이 불쑥 외쳤다.
“응?” 원승이 고개를 돌렸다.
“즐겁게 살라고! 알겠소? 잠깐 본 사이지만, 공자의 눈빛은 꼭 버림받은 여자처럼 울적하단 말이오. 보아하니 사는 것이 하나도 즐겁지 않은 모양인데, 사람이 살면 얼마나 산다고, 순식간에 지나갈 인생 그리 우울하게 보낼 까닭이 어디 있소? 그러니 좀 즐겁게 살라는 말이오!”
원승은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것이 대당 경룡 2년 늦은 봄, 원승이 처음으로 육충을 만난 날의 일이었다. 몇 년이 지난 후에도 그는 육충이 느긋하게 젖은 옷을 걸치면서 히죽히죽 웃으며 던진 그 말을 똑똑히 기억했다. 그래, 즐겁지 못할 까닭이 무엇인가? 어느덧 밤비가 그친 마당에는 목욕을 마친 둥근 달이 뽀얗고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그의 눈에는 밝디밝은 달조차 그리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꿈속의 몸, 환상 속의 실체. 이 세상에 진실한 즐거움이 얼마나 될까?”
“나는 그분 본연의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것이지, 일부러 지어낸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말일세!”
육충은 더는 참지 못하고 안타까운 듯이 이를 악물었다.
“솔직하게 말할 테니 용서해줘. 안락공주는 자네를 놀리고 있는 거야. 자네를 바보처럼 가지고 노는 거라고!”
“알고 있네. 하지만, 상관없어!” 원승은 여전히 빙그레 웃어 보였다.
“그걸 아는데도 괜찮다고?” 육충은 아주 펄펄 뛸 기세였다.
“내가 그분을 좋아한다 해서 그분이 나를 좋아해야 할 까닭은 없지. 나를 이용한다는 것도 아네. 하지만 그런들 어떤가? 그래도 나는 온 힘을 다해 그분을 보호하고, 깊이 모를 심연에 빠지지 않도록 끌어당겨줄 생각일세.”
“하지만 그녀에게 자네는 그저 치마폭에 바짝 엎드린 강아지나 마찬가지일지도 몰라. 위험한 순간에 필요하면 눈 하나 깜짝 않고 자네를 죽일 수도 있다고! 어때, 그래도 괜찮나?” 육충은 시비라도 걸듯 물었다.
“물론 마음이 아프겠지. 하지만, 상관없네. 나는 그저 할 수 있는 데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정성을 다하고 싶을 뿐이야.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대하든 전혀 상관없네.”
“원 형, 원 형과 나는 생사지교이니 사실대로 말하지. 내가 임치왕의 명을 받아 종상부에 잠입한 까닭은 사실 ‘천사책(天邪策)’이라는 중대한 기밀을 조사하기 위해서야.”
“천사책? 그것이 뭔가?”
“알아내지 못했어!” 육충의 눈동자가 스산하게 번뜩였다.
“종초객과 위 황후가 획책하고 있는 중대한 음모라는 것만 알 뿐이야. 처음에는 그 천사책이 위 황후가 제거할 당나라의 충신 명단이라고 들었는데, 나중에 전해진 보고에 따르면 위 황후가 권력을 찬탈하는 상세한 비결을 담은 것이라고 하더군. 안타깝지만 이 검객 어르신께서 종상부에 잠입했는데도 아무 소득이 없었어. 에이, 이게 다 그 요사한 놈들 때문이야!” 그는 술잔을 들어 단숨에 꿀꺽 마셨다.
“임치왕께 듣자니 요즘 경사에 괴이한 일이 자주 벌어져 조정에서 퇴마사를 세우려 한다는데, 그 관아를 이끌 만한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는군. 자네는 현원관주니 자네만큼 그 자리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 어디 있나? 참, 자네 입으로도 어제 그 호승에게 하산해서 중임을 맡겠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말을 바꾸진 않겠지!"
원승은 말없이 눈을 감았다. “당나라 퇴마사라…… 좋아, 하산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