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47803724
· 쪽수 : 175쪽
· 출판일 : 2021-04-1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부_ 당신 생명의 매뉴얼은 무엇입니까?
1. 영암 ‘회문리 학교’에 다니고 싶다
2. 남영희 님이 보낸 꼬마 편지
3. 빵만으로는 살 수가 없다
4. 옛날 사진을 정리하면서
5. 전화 수화기 들고 못 놓는 사람
6. 인생을 다섯 글자로 말해 보세요
7. 배롱나무도 5분의 1만 피었다 지고
8. 말보다 먼저 웃음이 나오는 친구
9. 왜 못 웃는 거예요
10. 겨잣빛으로 남은 시월의 여인
11. 파스칼의 수준 높은 전략
12. 어머니와 청각 이야기
13. 티셔츠 한 장 만드는 데 폐수가 970리터
14. 이 땅에 완벽은 없다
15. 일 년 내내 팔순 잔치합시다
16. 야! 재미있다 재미있어
17. 사이다 발언과 꼰대
18. 행복한 선생님과 불행한 선생님
19. 우리 어머니 같은 사람 없어요
20. 예물 갓김치
21. 애정을 가지고 도와주십시오
22. 음식은 맛있을 때 나눠야
23. 때늦은 후회도 쓰시는 하나님
24. 제3의 침입자
25. 가족 간의 예의
26. 아버지의 고독
27. 남편의 고독
28. 당신 생명의 매뉴얼은 무엇입니까?
29. 해남 계곡면에서 보낸 굿 뉴스
30. 17년 만에 김장 김치 받은 농아 목사님
31. 내 마음에 있는 메추리알 6개
2부_ 아홉 번째로 밀려난 아빠
1. 지고[敗] 더 멋있는 사람 조코비치
2. 서양화가 양 선생님께
3. 엄마 옷이 좋아요
4. 아홉 번째로 밀려난 아빠
5. 네 식물(食物)을 물 위에 던져라
6. 늙고 가난한 사람들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7. 꽃들은 다 어디로 가 버렸나
8. 꿀 사러 백 리를 가다
9. 어른 노릇 하기
10. 해당화 핀 꽃밭이 있는 집
11. 일 못하는 사람도 사랑스럽지 않은가
12. 5,126번의 실패가 만든 사람
13. 어느 장년을 위한 기도
14. 글 안 쓰고 왜 나오세요?
15. 동생에게 야단맞고 서 있는 나
16. 밥 잘 먹고 잠 잘 자라고 하지만
17. 내 글로 감동받은 자, 한 사람만 있어도
18. 아침을 새롭게 낮도 새롭게
19. 늙었다고 사랑하는 마음 빠지는 것 아니다
20. 작가님 글은 밥 같아요
21. 아내는 눈에 보이는 하나님이라고요?
22. 뽀로통한 얼굴의 이웃에게
23. 시월은 너무나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24. 연세도 있으신데 체크무늬를
25. 늙은 어머니가 뭐가 좋겠어요
26. 나 쓸 땐 아끼고 남에겐 안 아끼고
27. 크래커 두 봉지의 위로
28. 누구의 울먹임이든 내게는 남아서
29. 감방(병실) 323호에 갇혀서
3부_ 옳은 일 하고 고함지르지 마라 1
1. 첫눈이 펑펑 쏟아져요
2. 96세(여) 독자의 시(詩)
3. 70억(?) 인류 중에서 오직 하나뿐인 당신
4. 30만 원 은행 빚이 3천만 원 되다
5. 내 약속 어김도 쓰시는 하나님
6. 환대(歡待)는 사랑이다
7. 힘껏 일해야, 힘이 나는 인생
8. 내 용서를 받아 주라
9. 광주(光州) 김 선생님께
10. 또 돈 내라고!
11. 순천 북부교회 방송실에서
12. 감탄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13. 윤진숙 님의 아름다운 별명
14. 옳은 일 하고 고함지르지 마라 1
15. 옳은 일 하고 고함지르지 마라 2
16. 바보는 하나님이 책임지고 똑똑이는 자기가 책임지고
17. 지금은 관계 능력 배양의 시대 1
18. 지금은 관계 능력 배양의 시대 2
19. 햄버거 이야기
20. 동생 얼굴이 천사 같을 때
21. 맞춤법 틀리게 써서 보낸 글이 따뜻하다
22. 아들의 경고
23. 남편 따라 장례식장에 가서
24.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쓰는 말
25. 나한테라도 목에 힘주고 사소
26. 자녀손(子女孫)이 뭐예요?
27. 블라우스 색 하나만 아름다워도
28. 작가 친구가 화낸 이유
29.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4부_ 내 몸 밖에 있는 또 다른 내 심장
1. 내 몸 밖에 있는 또 다른 내 심장
2. 아들의 부탁
3. 주방의 성자 로렌스 형제
4. 부지런하면 뭐 해, 깨끗하면 뭐 해
5. 4대가 함께 사는 집
6. 봄은 왔건만 걱정이 태산
7. 그림 언제나 그리움
8. 큰 용사보다 품꾼이 되고 싶다
9. 좋은 질문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10. 한 글자 한 글자 놓치지 않고
11. 내가 죽었다가(?) 살아날 때
12. 내 꽃밭이라면 그랬을까
13. 식탁에 숟가락도 못 놓고 사는 사람
14. 우리 집 샐러드 김치 1
15. 우리 집 샐러드 김치 2
16. 우리 집 샐러드 김치 3
17. 다 늙어서 나무꾼 같은
18. 남편과 함께 드라마를 보면서
19. 사건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20. 자네 참 독하네
21. 여자의 기본도 안 되는 사람
22. 내가 어디로 도망갈까 봐 전화하는가
23. 꿈입니다, 꿈
24. 신혼여행
25. 내 그리운 시절
26. 나는 그렇게 산다
27. 따뜻한 글들은 어디서 흘러나올까?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질어질, 몸이 안 좋으니, 짜증 내면서 저녁 준비하는 아내. 내가 이래선 안 되지, 하면서 아내는 의도적으로 국면(局面) 전환을 시도한다. “여보, 내가 하나 물어볼게요. 당신은 인생을 뭐라고 생각하세요. 다섯 글자로 말해 보세요.”
남편은 잠시 생각하더니 모범 답 말하듯이 진지하게 대답한다. “참고 사는 것.” 다섯 글자다. 아내는 놀란다.
“어머나 정말 모범 답 정답이네… 인생은 사랑하면서 살아야 하니, 오래 참는 것이지요. 오래 참는 건 오랜 고통이래요. 그게 사랑이고.” 남편의 삶에 대한 태도에 한 번 더 경의를 표하면서 아내가 말한다. “내가 말해 볼까요. 인생은 ‘지지고 볶고.’ 어느 목사님이 그러셨어요. 처음엔 속된 표현같이 들렸는데, 생각할수록 맞는 말이어요.”
아내를 ‘지지고 볶아 본 적 없는 남편’은 잘 못 알아듣는다. 아내는 이런 짓궂은 말장난으로 순진한 남편 놀리면서 국면 전환 꾀하는가. 죄책감이 들다, 짜증 안 내려고 이런 말짓기놀이라도 하는 게 짜증 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 (18쪽)
대개의 남자는 무조건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고 한다.
늙고 추해진 모습의 엄마는 연민은 가지만 대면하기는 싫은 아들들. 안 보는 데서는 울기도 하지만 정작 대면하면 짜증이 나는 늙은 엄마. 어떤 친지(86세)의 체험담이다.
“인천 사는 아들 내외가 반찬 해 갖고 온다는데 그만두라고 했어요. 코로나로 아들도 안 만난다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실은 인천에서 여기까지 기름 값이 얼마요? 와서는 하루 종일 앉았다만 가요. 늙은 어머니가 뭐가 좋겠어요.”
그 아들은 꼭 쓸 말만 하시는 어머니가 어려워서, 말없이 앉았다가만 갈까? 허드렛말 많이 하는 나는 아들들이 더 안 좋아할 것. 그 친지는 말한다. “아들이 86세가 안 돼 봤는데, 나를 어떻게 알겠어. 모르는 거야.” 명언이다.
70대(여) 친지의 솔직한 말도 들었다. 그 친지는 교회에서 식사 담당인데, 90대(여) 노인들이 자꾸 말 건네면 대꾸하기 싫어서 피해진다고… 늙으면 입 꽉 다물고 침묵해야.
자녀들도 싫어하는 늙은이를 어느 남(타인)이 좋아하겠는가.
청계산 채소 가게에서 가을무 2단을 샀다.
한 단이 짚단만 하다. 전에 사다 담근 가을무 김치가 맛있어서 남편에게 부탁해서. 한 열흘 동안 가을무 뿌리, 이파리도 많이 자라서 담그려면 작은 김장. 대형 스테인리스, 플라스틱 통 3개 내다가 씻고 간하고, 3시간 이상 일한다.
남편은 야구 시합을 보고 있고… 기아와 두산 경기. 남편은 경기하는 투수, 타자들을 코치하고 있다. “저런, 저런! 치지 말라니까 치고, 삼진 아웃! 병살타다! ….”
야구인들 쉬울까. 최고 선수도 타율이 3할 정도, 10번 나와서 3번 치면 잘 치는 것. 못 친 7번을 감내하는 게 선수 실력이라고. 어느 선수는 못 치고도 씨익 웃고. ‘다음에 보자.’ 어느 선수는 방망이 던지고. 대개는 덤덤히 떠나가고. 선수들은 매 경기마다 열 번 치면 7번의 좌절, 절망을 이겨 내는 힘이 있어야 한다.
짚단 같은 가을무 김치 두 단 담그는데도 온 저녁, 밤 3~4시간을 일한다. 힘껏 일해야, 힘이 나는 인생.
광주(光州) 어느 독자 님(남, 79세, 아직 예수 안 믿음) 전화받고 내가 감격한다. 내 글을 ‘하늘에서 내려 줘서 쓰는 글 같아요’ 하는데 이분이 하나님을 믿는 것 같아 감격하고, 그 기쁨을 옆 사람에게 얼른 전하고 싶어서 급히 남편을 부른다.
그런데 이상하다. 내가 ‘여보! 여보!’ 황급히 부르니까, 첫마디가, “또 돈 내라고! 또 돈 내라고!” 한다.
“아니, 아아니, 지금 천국에서 잔치가 났다고요” 하고 지나갔지만, 두고두고 생각하게 하는 남편의 맨 첫마디다.
‘여보! 여보!’ 하니까, ‘또 돈 내라고! 또 돈 내라고!’ 하는 대답은 우리 부부를 한마디로 말해 준다. 남편에게 나, 라는 아내는 돈 달라고 급할 때만 부르는 사람… 나는 반성해야 할지 안 해야 할지 하다가 안 하기로 한다. 내가 돈을 내 일로 쓰는 게 아니라, 생명 돕고 살리는 일에 썼으니까(?).
난 떳떳하게 말한다. “…여보 나 때문에 당신 물꼬가 마른다면 하나님이 채워 주실 거예요. 그걸 믿어야 해요.
나는 쓰고 당신은 채우는 게 우리 부부의 삶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