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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797794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5-09-2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부_ 산에는 꽃이 피네, 피네
1. 속으로만 안되었다, 안되었다 했네
2. 산에는 꽃이 피네, 피네
3. 내가 두고 온 소년
4. 20세기 가장 위대한 산문
5. 예술을 돈 주고 살 수는 없지만
6. 선생님, 점심 또 사줘요
7. 진분홍색 홈웨어 휘날리면서
8. 미술관 앞에서 만난 사람
9. 뭉크와 모네
10. 선생님을 키운 건 사부師父님의 무관심
11. 아내가 높이, 높이 날 수 있도록
12. 요새 살맛이 납니다
13. 증오에서 자유하세요
14. 목련꽃 그늘 아래서의 식사
15. 토요일은 쉬세요
16. 미세스 강!
17. 쉽게 말하기가 어렵다
18. 내게만 잘하는 남편은 매력 없다
19. 오늘 누구에게 나를 바칠까?
20. 우리 동네 김명희 선생님
21. 오늘은 나랑 데이트합시다
22. 내가 가장 기쁠 때는
23. 송알송알 싸리 잎에 은구슬
24. 숭늉이 있는 밥상
25. 그 신작로에서 만나는 친구
26. 전복 껍데기에 붙은 이끼 키우기
27. 엄마, 그건 자랑인데
28. 가슴에 젓 담그는 여인들
29. 나에게는 언제나 꽃이 있어야 한다
30. 작약이 피어나고 있어요
2부_ 인정머리 있는 우리 집 장닭
1. 인정머리 있는 우리 집 장닭
2. 나羅 시인 남편은 낭만파 소년
3. 그 아버지와 그 아들의 대화
4. 내가 좋아하는 외국 배우
5. 까마득한 옛일인데 기억하는 남편
6. 오늘도 냇물은 저리 맑은데
7. 내 창작의 산실
8. 이거 당신 좋아하는 프리지어네
9. 꽃에는 재고라는 말이 없다
10. 아름다운 장미꽃 드리고 싶어서
11. 이젠 작가님이 안 떨려요
12. 비 오는 날 오후 4시
13. 남편은 온순해지고
14. 늬가 내 친구여서 너무 좋아
15. 아침 출근길에 만나는 사람들
16. 고요 아가씨께
17. 그 아름다움을 선사하세요
18. 쪼들리는 내 삶이여 복되도다!
19. 거창한 말보다 지나가는 한마디가
20.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21. 내 사랑은 디테일에 있다
22. 응급실에 가기 전, 몇 분간의 사랑
23. 거짓의 반대는 “진리”
24. 이 제라늄 꽃에는 사상思想이 있어요
3부_ 백합꽃 엄마와 봉숭아 어머니
1. 감히, 숙녀의 손을 잡아!
2. 토론토 집회 때, 일어난 일
3. 군산 가서 미두米豆하다 재산 날리고
4. 양자養子나 친자親子나 상속권은 같다
5. 내 생명은 그렇게 조성되었다
6. 87세 윤진숙 님의 하루
7. 내가 커피 마시는 방법
8. 가장 아름다운 꽃
9.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의 제자 시인
10. 빛고을광염교회에서 드린 예배
11. 알타리김치 떨어지면 어쩔까?
12. 양자 님, 자주 노크해 주세요
13. 손수건 다림질하는 청옥 님께
14. 궁극적인 목표는 ‘따스함과 밝음’
15. 장성長城 일목一目이 장안長安 만목萬目보다 낫다
16. 검은색 바지와 감색 바지
17. 그러니까 더 정들어버렸어요
18. 정원과 서재가 있다면
19. 나는, 보고 싶은 사람이 없어요
20. 태양아 들어가라, 구름아 나오너라 1
21. 태양아 들어가라, 구름아 나오너라 2
22. ‘예 알겠습니다’ 한마디의 힘
23. 남편은 아내 손님들 피해 소요산 갔는데
24. 백합 열 몇 송이가 막 피어서
25. 백합꽃 엄마와 봉숭아 어머니
26. 사소한 것도 물어보는 친구
4부_ 황제 메론과 아버지 메론
1. 모든 것이 사랑이었구나
2. 새것이 오면, 헌 것은 없어지고
3. 황제 메론과 아버지 메론
4. 옆집에서 보낸 미나리
5. 마음은 전철보다 더 빨리 갑니다
6. 셀라 킴(뉴욕 독자)의 유머스낵-낙타 이야기
7. 셀라 킴(뉴욕 독자)의 유머스낵-무엇이든지 탐내지 않고
8. 재미없게 얘기해서 죄송합니다
9. 95세 아내가 차린 밥상
10. 여보, 문 열어주세요
11. 동생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12. 요즘 참 보기 드문 여인들
13. 우리 동네엔 시인이 많다
14. 비법은 양념 조금
15. 내가 좋아하는 소하동 정원
16. 책 선물 그만, 해야지
17. 5월에 오신 손님
18.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나를 끌어올린다
19. 누군가의 마음을 살릴 수만 있다면
20. 나를 알기 위해서─ 글을 쓴다
21. 이 부끄런 마음을 너에게 준다
22. 못 팔린 내 책 2천 권과 살기
23. 쓸데없는 소리가 쓸데 있을 때
24. 아버지의 대학 노트
25. 우여곡절이 더 필요하다
26. 조막만 한 사과 15개 이야기
27. 내 절정의 경험
28. 365일이 당신 휴가잖아
29. 책 안 읽는 시대에 책 만드는 사람
저자소개
책속에서
「전복 껍데기에 붙은 이끼 키우기」
동생이 준 자연산 전복 한 개. 내 손으로 전복 한 개 사 본 적 없는데, 동생은 전복을 식탁에 가끔 올린다. 내게 비싼 것은 다 낯설다. 농촌에서 평범, 가난하게 살아서 그럴까?
그 전복 먹고 남은 껍데기 아까워서 못 버리고 플라스틱 팩에 물 좀 부어 담가 놨다. 남편이 그걸 보고 전복 껍질 다 적시게 가득 부으라고 해서 그렇게.
며칠 뒤, 플라스틱이 나쁠 것 같아 유리그릇으로 옮기면서 보니 전복 껍데기에 갈색 이끼 같은 게 보인다.
그 뒤 철산 정희 님이 고 선생과 집에 들렀을 때, 내가 전복 껍데기에 수돗물 붓자, “바닷물은 짠데?” 그래서 소금 섞고… 전복 껍데기에 붙은 이끼 키우는 데도 네 사람이 동원─
전복 준 동생, 못 버린 나, 물 가득 부으란 남편, 바닷물처럼 짜게 하란 정희 님. 이끼 하나 키우는 데도 네 사람 동원되는데, 사람 하나 잘 키우려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도움, 사랑이 필요할까. 그리고 또 사람 말고,
신(창조주)의 도움이 절대 필요하다.
「나에게는 언제나 꽃이 있어야 한다」
스승의 달 5월 어제(30일), 아들(50대) 고3 담임교사 사모님으로부터 꽃 선물 받았다. (내가 책 보내드린 답례인가.)
오늘 아침에야 진보라색 수국 꽃송이 본 남편이,
“저거 조화 아닌가? 저렇게 꽃이 클 수가! 옆에 있는 작약은 생화 같네만.”
“싱싱한 수국 이파리 보세요… 어제 손님 계실 때 꽃 배달 상자 풀었더니, 하도 크니까 그 분이 와아! 와아! 했어요. 이 진보라색이 오지 화병(작은 항아리) 속에서 더 살아나지요? 흰색 화병에 꽂아보니 진보라 진분홍 꽃들이 죽어 보여요.”
“저 오지항아리, 안 본 건데.”
“매화동 어머님(시어머님)이 주신 거요.”
꽃을 보면 맘이 고와진다. 꽃을 보고 화를 내는 사람 있을까?… “나에게는 언제나 꽃이 있어야 한다.”
수련의 화가 모네의 말이다.
「작약이 피어나고 있어요」
“이 선생님(아들 고3 때 담임), 사모님이 보내신 꽃과 자연산 토마토. 10시 40분경 받았는데, 손님 오셔서 점심 대접하다 늦었습니다. 꽃 한 송이 과일 하나하나 모두가 온 정성에 ─ 온 감격입니다. 말문 막혀 글로 드립니다.”
“이 글, 어제 드린 글인데 ‘보냄’ 안 눌러 전송 안 됐네요.
오늘 아침 보니, 밤새 작약이 더 피어나고 진보라 수국과 맑은 분홍 수국도 오지 화병에서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살아있는 신비인 꽃들!… 숙연해집니다.
거대한 수국 꽃송이 보면서 주님의 신묘막측한 창조세계에 경탄합니다.”(꽃꽂이한 꽃들 사진도 같이 보냅니다.)
이틀 뒤, 거실에 나가보니 진자줏빛 작약 꽃잎이 떨어졌다. 오래갈 것 같던 작약 꽃잎이… 먼저 핀 송이에서 낙화. 꽃잎은 피보다 붉다. 떨어진 꽃잎. 더 아름다운 애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