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49192444
· 쪽수 : 412쪽
· 출판일 : 2013-11-11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돈, 당신은 누군가에게 멋진 남편이 될 거예요.”
이 말은 내가 일시적으로 넋이 빠졌던 여성들에게 거절당한 경험과 정반대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대프니에게 그런 사실들을 알려 줬다. 어른이 되면 결혼할 거라고 생각했던 어릴 적 가정에서 시작해 내가 결혼에 적합하지 않다는 증거가 쌓여 가면서 그 착상을 포기하는 것으로 끝난, 내 반려자를 찾으려는 시도의 역사를.
대프니의 논증은 단순했다. 모든 사람에게는 짝이 있다. 통계적으로 보면 그녀는 거의 확실히 옳았다. 불행히도 내가 짝을 만날 확률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적었다. 그러나 대프니의 논증은 해답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아는 수학 문제처럼 내 두뇌를 어지럽혔다.
로지가 다시 끼어들었다.
“보통 때 스케줄대로 했다면, 지금은 몇 시였을까요?”
“PM 6 : 38요.”
오븐 시계는 PM 9 : 09을 가리켰다. 로지가 시계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가 뭘 하는지 깨달았다. 완벽한 해법이었다. 그녀가 작업을 마치자 시계는 PM 6 : 38을 가리켰다. 다시 계산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그녀의 생각을 크게 칭찬했다.
“당신이 새로운 시간대를 만들어 냈군요. 저녁은 PM 8 : 55에 다 준비될 겁니다. 로지 시간으로요.”
“수학을 하는 것보다 낫죠.” 로지가 말했다.
그 말에 ‘아내 프로젝트’의 질문을 또 하나 할 기회가 생겼다.
“수학이 어렵다고 생각하나요?”
그녀가 웃었다.
“내가 하는 일 중에서 힘든 부분은 그것밖에 없어요. 날 돌아 버리게 하죠.”
바와 레스토랑 계산서에 필요한 단순한 산수가 그녀의 능력을 넘어선다면, 우리가 어떻게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코르크스크루는 어디에 숨겨 놔요?”
“와인은 화요일 예정에 없어요.”
“엿 먹으라고 해요.”
로지의 대꾸에는 어떤 논리가 숨겨져 있었다. 나는 1인분만 먹게 될 것이다. 그것은 오늘 저녁 스케줄을 포기하는 마지막 단계였다.
나는 그 변화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시간이 다시 정의됐어요. 예전 규칙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로써 로지 시간대에 알코올은 의무적임을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