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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49715582
· 쪽수 : 696쪽
· 출판일 : 2017-01-20
책 소개
목차
[컬러화보]
분노의 포도
분노의 포도…11
생쥐와 인간
생쥐와 인간…561
스타인벡의 생애와 작품에 대하여
스타인벡의 생애와 작품에 대하여…669
스타인벡 연보…687
책속에서
“그리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니,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그보다는 깊은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하나가 될 때 우리는 거룩하고, 인류가 하나가 될 때 인류는 거룩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 불행한 사람이 재갈 물린 말처럼 순간적인 충동으로 재갈을 물어뜯고 제멋대로 달아나기 시작해서, 발길질하고 질질 끌고 싸우다 보면 전혀 거룩하다 할 수 없는 존재가 되고 맙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거룩함을 부수는 자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일할 때, 즉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이 모든 멍에로 연결되었을 때, 그때는 그것으로 충분히 거룩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는 사이에 거룩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실은 그 의미조차 모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가져야 할 것을 독점하고 있는 그대들이 이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 그대들은 자기 자신을 지킬 수도 있을 것이다. 원인을 결과에서 분리해 내고 페인과 마르크스와 제퍼슨과 레닌이 원인이 아니라 결과임을 깨닫는다면, 그대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대들은 도저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소유의 특질이 그대들을 영원히 ‘나’ 안에 동결시키고 ‘우리’에서 단절시키기 때문이다.
회사나 은행은 자기들의 파멸을 위해 일하면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 밭에는 작물이 무럭무럭 자랐지만, 길에는 굶주린 사람들이 헤매었다. 곡물 창고는 넘쳤지만, 가난한 집 아이들은 구루병에 걸리고, 펠라그라 때문에 옆구리에 농포가 돋아났다. 큰 회사들은 굶주림과 분노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리하여 임금으로 쓰여야 할 돈이 최루가스에, 총에, 앞잡이와 스파이에, 블랙리스트에, 훈련에 투입되었다. 고속도로에서는 사람들이 개미 떼처럼 움직이며 일자리와 먹을 것을 찾았다. 분노가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