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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초등5~6학년 > 동화/명작/고전
· ISBN : 9788950916961
· 쪽수 : 336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라만랄은 테이블보를 집어 들었다.
"너희 어머니가 수놓는 법을 가르쳐 주셨니? 이거 예쁘다. 아누를 치르고 우리 집에 올 때 이걸 가져와."
"뭘 가져올 수 있을지 잘 몰라요."
"그런 건 걱정하지 마. 너만 오면 내가 원하는 건 다 오는 거야."
라만랄이 말했다.
나는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숙였다. 속눈썹 사이로 라만랄을 흘낏 바라보니, 여전히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라만랄은 내가 자기 집으로 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왜 나는 라만랄을 훔쳐보게 되는 걸까?
왜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걸까?
라만랄은 옆에 앉아 손가락으로 내 팔찌를 만졌다.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흥분되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손을 뺐다.
"어머니가 우리를 보면 어쩌려고요?"
라만랄이 속삭였다.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이제 나는 또 집을 떠날 거야.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어. 너는 나를 잊어서는 안 돼. 알았지?"
내 가슴은 이제까지 의식하지 못했던 라만랄에 대한 감정으로 터질 것 같았다.
-본문 43~44쪽 중에서
나는 정말로 화가 나서 소리치고 울부짖고 싶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쳐 버릴 것 같았다.
"아무도 내 머리카락에 손대지 못하게 할 거예요!"
"릴라, 우리는 관습을 따를 수밖에 없어."
전통은 우리의 삶에 스며들어 있다. 나는 디왈리 같은 전통 축제들을 함께 즐겼다. 축제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하지만 머리카락을 자르는 일은 나를 비참하게 만들 뿐, 어느 누구에게도 기쁨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누가 이런 일을 처음 시작했어요? 왜 그래야 하죠? 내가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나요?"
큰어머니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것이 엉터리 같은 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 안에서 무엇인가가 불끈 치밀어 올랐다.
"난 그런 관습 따위 따르고 싶지 않아요. 내 팔찌와 귀고리, 내 가그리 포울카를 갖고 싶어요. 모두 돌려받고 싶어요. 모두 다요."
내 목소리는 커졌고, 떨렸다. 날 억제할 수 없었다.
아빠가 내가 하는 말을 듣고 말했다.
"미망인은 미망인답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해."
-본문 70~71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