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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트렌드/미래전망 > 트렌드/미래전망 일반
· ISBN : 9788950919764
· 쪽수 : 311쪽
· 출판일 : 2009-08-28
책 소개
목차
서문 다락방에서 꽃핀 장밋빛 미래
PART 01. 상상 속에 갇힌 테크놀로지
PART 02. 인간과 기계, 그 공생의 역사
PART 03. 테크놀로지, 생존의 법칙
PART 04. 테크놀로지의 미래
덧붙이는 말과 감사의 말
부록 미래 테크놀로지 스캔
리뷰
책속에서
이 후텁지근한 다락방에서, 지붕에 난 창문 아래에 쌓인 비둘기 똥 냄새와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의 냄새에서 갑자기 어떤 거대한 분노가 솟구쳤다. 그렇다. 그렇게 내 앞에 펼쳐졌던 과학기술은 완전 사기였다. 달콤한 말로 우리를 유혹했지만 그것은 결코 지킬 수 없는 약속이었다. 우리의 코를 꿰어 이리저리 빌어먹을 환상으로 끌고 다녔을 뿐 약속했던 찬란한 영광은 아직도 보여주지 않았다. 아버지처럼 과학기술도 늙고 병들고 쇠락했다. 우리를 위해 잔디에 물을 주고 접시를 닦고 쓰레기를 버리고 식사를 준비하는 로봇은 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몸매를 가꿔주고 불치병을 치료하며 무병장수를 보장하는 슈퍼 알약? 말하는 애완동물, 음성 인식 주택, 저절로 달리는 자동차? 조금만 더 믿고 기다리면 될까? 도대체 그놈의 미래란 어디 있는가? 어째서 그나마 이루어놓은 과학기술조차도 한낱 웃음거리로 전락했을까?
자동차 운전은 결코 단순한 ‘장소의 이동’이 아니다. 인간과 자동차는 기술 진화에서 깊은 공생관계에 있다. 그러므로 운전대를 자동차에게 넘기는 일은 운행 방식의 변화를 능가하는 생각보다 훨씬 큰 사건이며 ‘인간 대 자동차’의 협동 체제를 위협하는 일이다. 게다가 엄청나게 다양한 법적 문제도 산재해 있다. 자동 운전 중에 사고가 나면 누구 책임이며 손해배상은 누가 해야 하는가? 추가로 발생한 이 자유 시간의 재량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회사가 자동차 안에 있는 시간도 근무 시간으로 선언함으로써 우리의 편안한 아지트 생활을 빼앗지는 않을까? 그래, 그건 그렇다 치자. 하지만 우리는 비록 폭주족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달리고 싶을 때는 맘껏 질주할 수 있기를 원한다!
식량과 가정 살림의 모든 체계는 계속해서 복잡해질 것이다. 복잡하기가 끝이 없는 인간의 호감과 거부감, 배고픔, 알레르기, 연민, 유행, 일탈 행위들을 도대체 어떻게 우리의 냉장고가 모두 이해하고 그에 맞게 일을 수행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정말 냉장고 안에 늘 같은 개수의 요구르트가 들어 있기를 원하나? 물론 다양한 지시를 내릴 수도 있을 터이다. 그러나 우리는 곧 어떤 한계에 다다를 것인데 스스로도 자신이 뭘 원하는지 혹은 원해도 되는지 아니면 원해야만 하는지 모르는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 똑똑한 냉장고는 우리의 미래상을 지배하는 테크놀로지의 사기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똑똑한 냉장고는 세계를 조종하고 제정하려는 (남성적) 자동화 유토피아의 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