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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73572746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25-05-14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피부
기억
뼈
귀
검지
치아
배
장
폐
무릎
코
음경
발
뇌
심장
참고문헌
리뷰
책속에서
나는 이 책에서 내 몸의 변화, 성장과 수축, 체력, 서서히 진행되는 노화, 그것에 맞서는 끊임없는 싸움을 말하려고 한다. 나는 이런 변화 과정, 내 몸의 일생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나는 자그마한 아기에서 힘센 남자로 성장했다. 위대한 운동선수는 아니었지만,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았고 큰 기쁨을 누리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회고록으로 자신의 지적 성취와 업적을 기록한다. 그런데 어째서 피부에 난 흉터나 그와 관련된 사건을 얘기하며 몸의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까? 통증, 빠진 치아, 혹과 반점, 닳아버린 연골, 탈모 등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근 성장과 폐활량, 심장의 일상. 나로서는 간의 노고도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정신적 부담이 어떻게 신체 질병으로 옮겨 오는지에 관해서도.
담요에 누운 아기, 지금 책상에 앉아 있는 남자, 미래의 관 속 시체. 모두 나다.
【들어가는 글】
어쩌면 나는 어제 한때 증조할머니 속에 있던 원자를 소비했고, 어느 날 나는 증손주 중 한 명을 안개처럼 둘러쌀 것이다. 어쩌면 한때 예수나 찰리 채플린의 뇌에서 일했던 나의 일부가 내년에는 내 정원에서 꽃으로 자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 아내의 몸에는, 한때 내 안에 머물던 원자가 거의 확실히 존재한다.
신비주의처럼 들린다. 하지만 과학이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를 들어보라.
내 피부 아래에 그대가 있소
내 심장 깊은 곳에 그대가 있소
내 심장 깊은 곳에 있으니, 그대는 진정 나의 일부라오
맞는 말이다. 정확히 이러하다.
【피부】
나는 서둘러 극장 로비로 달려갔다. 거기에 친구가 빌헬름다운 모습으로 서 있다.
“빌헬름!” 나는 친구의 이름을 불렀다. “오랜만이야.” 나는 책에 사인과 함께 한 문장을 더했다. ‘나의 오랜 친구 빌헬름을 위하여.’ 그리고 외쳤다. “여기, 빌헬름을 위해 맥주 한 잔 주세요!” 지인들이 무리 지어 우리 주위로 모였다. “이쪽은 빌헬름입니다.” 나는 친구를 지인들에게 소개했다. “제 오랜 친구죠. 이름은 빌헬름입니다. 아, 얘기했나요?” 우리는 함께 서서 술을 마셨다. “조심히 잘 가, 빌헬름.” 나는 택시에서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와줘서 고마웠어, 빌헬름!”
그런 다음 R로부터 답문자가 도착했다. “그 친구의 이름은 슈테판이야.”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택시에서 사망. 사인은 슈테판을 빌헬름으로 착각한 것.” 이렇게 적힌 부고 기사가 떠올랐다.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