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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0927912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10-12-28
책 소개
목차
1. 알짜 범죄자
2. 비밀 통로
3. 외팔이 윌리
4. 살인자들과 미치광이들
5. 애니 아줌마의 복수
6. 알 카포네의 요구 사항
7. 여기저기 다 가려워
8. 아이스박스 속의 파리
9. 저 친구가 아드님이죠, 보스?
10. 위험한 게임
11. 방 안 가득 넘치는 태엽 장치 장난감
12. 아일랜드 사람 방식으로
13. 모두 무스를 좋아해
14. 죽은 열두 살짜리들
15. 매력녀 매이 카포네
16. 파인애플을 거꾸로 넣은 케이크
17. 뾰족 귀 도깨비 교도관 1번
18. 죽은 오징어에게 키스를!
19. 경비 탑의 고주망태
20. 나탈리의 금의환향
21. 반짝반짝 단추들
22. 꽉 막힌 변기통
23. 세븐 핑거스의 초콜릿 바
24. 교도소장 딸과의 거래
25. 갇혀 있는 나쁜 녀석들
26. 알 카포네는 웨이터!
27. 던지고, 받고, 던지고, 받고
28. 절반쯤 허튼수작
29. 무스의 부드러운 점
30. 아들이 뭐 그리 특별해?
31. 교도소장의 파티
32. 모범수
33. 교도소장 집 바깥
34. 보스
35. 도깨비 감옥의 놀이터
36. 바위섬의 아이들
37. 노란 원피스
책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데?”
내가 물었다.
“세탁물이 잘못 배달됐어. 우리 집에 너희 집 것이 왔어.”
애니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세탁물이라니……이거야말로 지금은 내가 듣고 싶지 않은 바로 그 단어이다. 알 카포네한테서 쪽지를 받고 난 뒤부터 나는 혹시라도 알 카포네가 다른 쪽지를 보내기로 마음먹은 경우에 대비하고자 내 세탁물들은 내가 가장 먼저 받을 수 있도록 꽤나 신경을 써왔다. 엄마도 내 변화를 눈치 채고는, “아니, 무스. 요즘 들어서 네 빨래에 꽤 신경을 쓰는구나. 음, 좋은데.” 하고 말했다.
“그게 뭐? 그냥 돌려주면 되잖아.”
나는 당혹스러운 내 기분이 목소리에 묻어나지 않도록 신경을 쓰며 대답했다.
“나도 네 세탁물인 줄은 몰랐어. 치우려고 하는데, 글쎄 무스, 네 셔츠 주머니 속에 쪽지가 들어 있는 거야.”
“쪽지라니?”
그만 여자애들처럼 높은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애니가 두 번 접힌 종잇조각을 주었을 때 내 손은 바르르 떨렸고, 마음속에서는 생각하기 싫은 것들이 넘쳐흘렀다. 알 카포네, 교도소장의 집무실, 학교에서 내쳐진 나탈리.
쪽지에는 지난번과 똑같은 종이에 똑같은 필체로 ‘네 차례다’라고 씌어 있었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며 땀이 나다가, 이내 차갑게 식으며 축축해졌다. 나는 혹시라도 다른 말이 씌어 있는지 종이 뒤쪽을 보고 다시 앞쪽 면을 살펴본 다음, 주머니 속에다 쪽지를 쑤셔 넣었다.
24p <비밀 통로> 중에서
“그럼 증명해봐. 그리고 여자 친구, 네가 한 말에 야구 글러브 거는 거야.”
스카우트도 뒤를 돌아보며 소리를 질렀다.
“내가 못 하면 무스 탓이니까, 무스한테 책임지라고 해.”
애니는 우리가 계단통의 모퉁이를 돌 때 소리를 쳤다.
스카우트는 코웃음을 쳤다.
“여자들이란 똑같다니까. 아무것도 자기네 잘못은 아니래.”
화가 나 있었지만 난 이 말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스카우트의 말투가 누구 아빠 같았다.
“사실, 세상에슨 세 부류의 여자애들이 있어.”
스카우트는 내 기분을 나아지게 한 자신이 자랑스러운지 슬쩍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매력녀, 그저 그런 애, 그리고 아줌마. 매력녀는 예쁘고, 그저 그런 애는 예쁘지는 않지만 못생긴 것도 아니야. 하지만 아줌마는 영 다른 애들이야. 저 애니 인형도 아줌마 과네.”
비록 애니에게 잔뜩 화가 나 있었지만 나는 스카우트가 애니에 대해 이런 식으로 말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애니는 달라. 그 앤 야구를 할 줄 안다고. 맹세하건대 정말로 할 줄 알아.”
44~45p <살인자들과 미치광이들> 중에서
나는 머리를 베개에 파묻었다. 상체가 매트리스를 서서히 눌렀다. 어느새 나는 이 삐걱거리는 낡은 침대와 현관을 비추는 빛에도 익숙해졌다. ‘인생은 멋진 거야.’ 베개 밑에 팔을 넣어 머리를 높이며 생각했다. 손가락에 베개 꼬리표가 만져졌다. ‘이상하다. 늘 베고 자던 건데.’ 지금까지는 꼬리표가 있는지도 몰랐다. 베개를 뒤집었다. 녹색 줄이 쳐진 종이 한 장이 펄럭였다. 목까지 꽉 조이면서 산소 공급도 안 됐다.
‘또 다른 쪽지일 리 없어.’
하지만 또 쪽지였다.
쪽지를 펼치자 눈에 익은 손글씨로 이렇게 씌어 있었다.
내 아내 매이는 노란 장미를 좋아함.
일요일 2시 방문 예정임.
그럼 우린 셈이 끝남.
78p <알 카포네의 요구 사항>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