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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0990749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22-12-22
책 소개
목차
제2장 신혼
제3장 조국
제4장 잔인한 가을
제5장 운장산
제6장 죄와 벌
추천의 말
작가의 말
작가의 말
인물 소개
주요 인물 계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니, 야가!”
정임의 눈이 똥그래졌다.
둘째아들 재명이가 만주에서 인편에 보낸 포대 안에는 작은 보따리들이 들어 있고, 그 안에 다시 한지로 둘둘 말아서 묶은 돈다발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얼핏 봐도 백여 다발 이상은 되어 보였다.
재빨리 돈다발을 덮은 다음 바깥쪽을 쳐다보던 정임은 돈을 다시 포대에 넣고 단단히 묶어 다락 안쪽에 밀어 넣었다.
[1장 팔천 겁의 인연]
“허기사 이름이 비밀일 건 없지요. 채봉이여요, 윤채봉.”
작은딸의 이름을 들은 공 씨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윤채봉, 윤채봉’ 하면서 연거푸 되뇌자 아주머니는 망설이지 않고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아버지 되는 사람은 성깔이 대단하고 농사도 많이 짓는데, 아들들이 서울에서 사업을 크게 하고, 전주에 제지공장을 차려서 막내아들한테 맡기고 있다는 것이다. 가족들의 풍채는 어떠냐고 묻자 다들 아저씨 두 배씩은 될 거라며 깔깔 웃었다. 공 씨는 아주머니의 말을 끊을세라 연신 고개만 끄덕이면서 듣고 있었다.
“여기 배차장 건물도 그 어르신네 것이구요.”
“배차장 사장님이신가요?”
[1장 팔천 겁의 인연]
“거사님의 운명은 여느 사람들과는 다를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나무 관세음보살!”
일파는 평우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담담하게 대답했다.
“나쁜 일인가요? 그건 아니겠지요, 스님?”
채봉이 매달리듯 물었다.
“나쁘다는 뜻은 물론 아닙니다. 운명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거라고 말하듯이 세상사 모든 것은 다 본인 하기에 달린 겁니다. 덕원 스님의 말씀도 결국 경건하게 치성드리면서 머리를 맑게 하고 지혜롭게 살아가라는 뜻이겠지요.”
일파는 더 말하지 않고 배웅을 마친 후 들어갔다. 평우는 채봉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듯하자 재빨리 화제를 바꾸려 들었다.
[제2장 신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