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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0990824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2-12-22
책 소개
목차
제2장 서울 입성
제3장 변호사 생활
제4장 끝나지 않은 악몽
제5장 시련
제6장 아침의 나라
해설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를 묻는다
인물 소개
주요 인물 계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필구가 서문기 비서를 통하지 않고 바로 이기붕에게 화가 난 듯 보고했다.
“경찰이 학생들을 향해 총을 쏘고 있다는 건가?”
“예, 죽기도 하고, 흥분한 일부가 지금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우리 집을 향해서?”
그는 벌떡 일어나면서 소리쳤다. 경호실 건물과 연결된 담장 위에 올라가 시위대를 살피고 있던 다른 경호원이 뛰어 들어왔다.
“각하! 군중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어디까지 왔어?”
이기붕의 목소리가 다급하고 떨렸다. 부인 박마리아도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서성대고 있었다.
“새문안교회를 지났습니다. 일부는 이미 도착한 것 같습니다.”
쨍그랑! 이층 서재 유리창이 깨졌다. 박마리아가 벽에 붙어 앉아 심하게 떨었다.
“일단 서울 시내를 벗어나 외곽으로 가세.”
이기붕이 부인 박마리아와 차남 강욱을 데리고 허둥지둥 현관을 나섰다. 대문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조필구를 비롯한 경호원들이 수행 차량에 올라타고 먼저 대문을 나섰다.
“이기붕이 도망간다! 길을 막아라!”
[제1장 도약의 발판]
혜령이 다가선 사내의 따귀를 올려치려다 팔목을 잡혔다.
“어럽쇼! 이 누나 좀 봐라!”
“우리 누나한테는 시비 걸지 말라고 했잖아! 누나, 가 있어요.”
기웅이 혜령을 다시 위로 올려보내려 하자 뒤에 있던 다른 사내가 달려와 발을 휙 날렸다. 기웅은 날아오는 발을 양손으로 잡아 오른쪽으로 힘껏 비틀어 넘어뜨렸다. 발을 날렸던 사내는 심한 신음 소리를 냈고 이어 다른 두 사내가 동시에 기웅을 덮쳤다.
탁! 타닥!
어느 틈엔지 기웅의 업어치기로 그 둘도 바닥에 엎어지고 말았다.
나머지 둘은 선뜻 덤비지 못하고 공격할 태세를 취하며 서로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이번에는 기웅이 선제공격으로 한 사내의 발을 옆으로 쳐 쓰러뜨리면서 나머지 하나의 발을 밟고 멱살을 잡아 힘껏 당기자 중심을 잃고 앞쪽으로 쓰러졌다. 넘어져 씩씩대는 입에서는 피가 흘러 이를 붉게 물들였다.
“덤벼봐! 이게 다야?”
사내들은 하나같이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내다가 다시 공격할 듯하더니 뒷걸음질을 쳐 계곡을 건너 사라졌다.
“기웅아, 너는 도대체 어떻게 된 애니? 그렇게 싸움을 잘하면서 아까는 왜 가만히 있었어? 돈 주고 노래까지 부르고……. 내가 창피해서 죽는 줄 알았다.”
혜령이 눈을 있는 대로 크게 뜨고 소리쳤다.
“누나만 안 건드리면 그냥 가려고 그랬어요. 혹시 몰라서.”
“뭘 혹시 몰라? 너는 백 명도 이기겠던데. 이런! 볼따구니가 빨갛잖아. 이리 와봐!”
혜령이 입을 오므리고 기웅의 볼을 호오, 하고 불었다. 기웅의 얼굴이 홍시감처럼 새빨개졌다.
[제2장 서울 입성]
“제 처지가 급박하다 보니까 사람으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짓을 저질렀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수영의 말이나 행동 어디에도 사과가 가식이라는 느낌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진의가 어디에 있든 사과까지 받고 보니까 되레 편치가 않습니다.”
평우는 착잡한 표정으로 양손을 모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수영을 바라봤다. 그의 눈에 눈물이 맺혀 있는 것을 보고는 얼른 외면했다.
“변호사님의 모든 일이 억울하게 잘못된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억울하게 된 사연은 정읍 친구한테 들어서 이미 알고 있었고 그 후의 일은 그저께 알았습니다. 윤 국장님한테 듣고…….”
“제가 우리 가족은 만나지 마시라고 분명히 얘기했을 텐데요?”
“찾아간 게 아니라 오시는 바람에 만나게 됐습니다.”
평우의 언성이 바뀌자 수영이 화급하게 해명했다.
“집사람이 최수영 씨를 찾아갔었다고요?”
“예, 오셔서 변호사님께 사과부터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사과를 하시는 겁니까?”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제 심정도 진심입니다. 국장님이 왜 사과부터 하라고 했는지도 깨달았습니다.”
수영이 다시 허리를 굽혔다.
“그러면 이제부터 어떻게 하실 계획입니까? 무척 어려우시다면서요.”
“솔직히 아무런 대책이 없습니다. 먼저 변호사님에게 사과한 다음 국장님과 대화하기로 한 거밖에는…….”
[제3장 변호사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