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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0998387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1-12-0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작은 뺄셈의 기록
1부 어느 솔찬한 하루
꽃보다 엄마
매화 문답
순천만 칠면초
오매 소나무를 닮았네
어느 솔찬한 아홉 번의 하루
천천히 걷는다
짜보영한, 참 잘했어요
까불며 살자
‘좋아요’ 해주면 더 좋다
머리털이 없으면
니싱푸마?
2부 별 보러 가자
만추여행
잃어버림에 대하여
유럽까지 직업병
할아버지는 포토그래퍼란다
울릉도에 가려거든
별 보러 가자
비로소 겨울과 화해하기
억경과 차경
바람이 없다
굳세어라 친구야
3부 늦게 배운 도둑질
재즈가 왔다
나의 건축 답사기
행복 가득한 집
살아 있는 침묵
산양이 나를 본다
늦게 배운 도둑질
흑백의 무한세계
회색 찬가
다가가는 설렘
비공식 출판기념회
에필로그 한 10년쯤 뒤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글을 쓰는 일과 사진을 찍는 일에는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잘 쓰려(찍으려) 애면글면 애쓰지 말고, 보고 느낀 대로 솔직하게 쓸(찍을) 것. 그리고 꾸준히 쓸(찍을) 것. 그러다 보니 나만의 ‘스타일’이란 것이 드러나더라. 스타일이 뭐 별건가. 프랑스 시인 르네 도우말(Rene Daumal; 1908~1944)이 그랬다. “스타일이란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해왔는지에 대한 족적이다.”
그러니까 글 쓰고 사진 찍는 일은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해왔는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과정이기도 했다. 이렇게 또 하나의 ‘나’로 태어나는구나.
[작은 뺄셈의 기록]
아니,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주어진 생명이니 그저 완성한다”는 선암사 매화의 자세가 매년 아름다운 꽃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칭찬해주지 않는다고 삐치지 않고, 무시한다고 화내지 않고, 다른 사람의 무관심에 그냥 살짝 서운하면서,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다른 이의 시선에도 특별히 신경 쓰지 않고, 올해는 더욱 그렇게 살리라. 매년 매화를 맞이하며 조용히 나만의 다짐을 한다.
[매화 문답]
유정하다.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있는 듯한 형세, 산세, 지형을 ‘유정하다’고 말한단다. 풍수지리서에 자주 쓰이는 말이다. 수년 전 친구에게 그 말을 듣고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유정에는 크게 두 가지 뜻이 보인다. 인정이나 동정심이 있다는 뜻의 유정有情, 그윽하고 조용하다는 뜻의 유정幽靜. 친구가 어느 쪽으로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 뒤로도 ‘어머니 품처럼 따뜻하고 그윽하고 조용한’이라는 뜻으로 ‘유정’을 애용한다. 유정한 풍경, 유정한 산천, 유정한 마을, 유정한 생각, 유정한 사람들……. 어디에 써 봐도 무리 없이 아우른다.
[어느 솔찬한 아홉 번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