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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1028281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09-07-23
책 소개
목차
# 1 ~ # 14
# 에필로그
# 작가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남 말 할 처지는 아닌 듯한데요. 대우를 받고 싶으면 그렇게 행동하세요. 남자가 도우미한다고 우습게보면 큰코다칠 겁니다. 다른 건 몰라도 한집에 같이 있게 되었는데 서로 민망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죠.”
“내가 당장 나가라고 하면요?”
“그럼 갑니다. 일자리가 여기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싸가지 없는 고용주라면 나도 사양이니까요. 어떻게 할까요?”
그녀는 남자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아니 좋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생각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삶이 어떻든 그건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인간이 남자였고 그렇기 때문에 남자라는 족속들을 증오한다. 삶에 쇼킹하고 재미있는 일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차수를 부리면서 자신을 버린 남자에 대한 증오를 발산하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대리만족을 느끼면서 즐기고 싶었다. 그녀는 욕조에서 나와 씻고는 가운을 입은 채로 욕실을 나왔다. 주방에서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났다.
“메뉴가 뭐예요?”
“된장찌개입니다.”
차수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이봐요. 얘기할 때는 사람을 쳐다봐야 한다는 예의도 몰라요?”
차수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머리는 타월로 감싸여 있었고 가운을 입은 채였지만 조금 전과는 달리 가운이 엄청 짧아 날씬한 각선미가 드러나 있었고 끈도 헐렁하게 묶어 가슴골이 여실히 드러나 있었다. 그의 눈에 그녀는 값싸 보였다.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몰라도 낯선 남자 앞에 저런 꼴로 서 있다는 것이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됐습니까?”
“차수 씨는 이곳에 일하러 온 거죠?”
“그렇습니다.”
“그럼 내가 주는 돈으로 먹고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거만한 그녀의 말투에 차수의 굵고 검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팔짱을 끼며 밑의 사람을 내려다보는 듯하는 시선이 차수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었다.
“백서우 씨?”
“네.”
“본인이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다는 착각으로 삽니까?”
“뭐라고요?”
“당신이 주는 돈은 내가 거저 얻는 것이 아니죠. 내가 일한 만큼 대가를 받는 겁니다. 머슴 하나 건사하는 걸로 착각하지 마시죠.”
“말 다했어요?”
“한마디 더 하죠. 낯선 남자 앞에서 그런 차림새로 서 있는 것이 얼마나 싸 보이는 줄 아십니까?”
“말을 너무 막 하시는군요. 초면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