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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2211019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09-03-17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뒤셀도르프에서의 삶은 그런 식이었다. 베토벤 소나타의 한 악절을 연주하면 조금 있다가 생전 처음 보는 괴팍한 영감 둘이 찾아와서는 연주가 잘못되었다고 아무렇지 않게 충고를 했다. 내가 20년 전 젊은 시절에 경찰 일을 시작했던 함부르크 같은 도시에서라면 그런 일은 절대 없었을 것이다. 내 말은, 내가 함부르크에서 베토벤 소나타 작품 7번을 잘못 연주했다면 그 소리를 듣는 누군가는 뭐라 말도 못하고 혼자 괴로워했을 거라는 뜻이다. - 17쪽 중에서
“그 소리가, 그 소리가 들려요. 내 귀를, 그 소리가, 내 고막을 찢고 있다니까. 소리가 들리오?”
“작곡가 선생님, 뭐가 들린다고요?”
“A음…… 빌어먹을 A음이 끊임없이 들리잖소!”
그 순간 그를 정말 화나게 만든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가 들린다고 주장한 소리였는지 아니면 몹시 당황스러워하는 내 표정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음계에서 중간 C음 바로 위에 있는 A음이 들리는데…… 소름끼치는 소리굽쇠에서 나는 소리 같기도 하고, 어떤 때는 오보에에서 나는 소리 같기도 하다오. 아, 잠깐, 지금은 피아노 건반에서 소리가 나는군! 안 들린다고는 하지 마시오, 프라이스 경위.” - 22쪽 중에서
연주회가 끝나면 음악협회에서 후원하는 환영회가 열릴 예정이었는데, 그런 자리에서는 으레 도시 상류층 중의 상류층이 모여 샴페인을 마시며 사교계의 뒷소문을 이야기하다가, 나중에 자기들 집으로 가서는 로베르트 슈만과 클라라 슈만처럼 안 어울리는 부부가 얼마나 오랫동안 부부로 남을지 신이 나서 추측해 보곤 했다.
로베르트 슈만은 클라라 슈만보다 아홉 살이 더 많아서 이제 마흔 네 살이었지만(나중에 알게 된 바로는), 과음과 여러 통증과 고통으로 장기간 약을 복용한 탓에 예순네 살로 보였다. 그러나 그 통증과 고통의 대부분이 진짜가 아닌 상상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그런데 클라라 슈만은 전혀 달랐다. 서른다섯 살인 그녀는 가만히 있어도 빛이 났다. - 55~56쪽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