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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52218797
· 쪽수 : 180쪽
책 소개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맺는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시간이 흘러 농부가 만족할 만큼 통통해진 암소들은 길을 따라 난 슈트 컨베이어에 몰려가서 해가 지는 장소인 목장 끝자락에 있는 자작나무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수많은 암소들이 그렇게 사라졌다. 나는 엄마를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달아날까 하고 생각하다가 달아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공격할까 생각하다가 공격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저놈은 황소이고 우리는 황소들이 언제나 해 오던 일을 할 것이다. 내가 만약 지금 저놈을 피하면 나는 영원히 저놈을 피하며 살아야 한다. 이것이 내가 아는 황소들의 법칙이다. 나는 머리를 낮춘다. “쟤는 내 암소야. 검은 황소 넌 절대로 그녀를 가질 수 없어. 잘 들어! 나도 너처럼 황소야. 나도 너처럼 풀을 먹어. 나도 너처럼 뿔이 있어. 나도 너처럼 성질 있는 황소라고.”
밤이 되자 내 암소와 수송아지, 그리고 다른 모든 소들이 잠든다. 그러나 나는 잠들지 못한다. 나는 어둠 속에서 정처 없이 돌아다니면서 새로 온 소들이 우는 소리를 듣는다. 모든 소는 각기 다른 열망을 가지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로 한 가지 열망을 품어 왔다. 그것들은 모두 단순한 욕구를 위한 단순한 열망일 뿐이다. 하지만 다른 어떤 소도 내가 바라는 것처럼 열망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나는 풀이 가득한 들판이고, 덤불 속에 난 가시이다. 나는 목초지 안의 목초지이며, 진정으로 굶주린 유일한 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