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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2233332
· 쪽수 : 560쪽
· 출판일 : 2016-03-14
책 소개
목차
제1부_생페론, 1916년 10월 _07쪽
제2부_런던, 2006년 _187쪽
리뷰
책속에서
“그림을 거기 걸면 안 돼, 언니.” 엘렌이 경고했었다. “곤란한 일이 생길 거야.” 그는 그림에서 눈을 떼기가 힘들다는 듯이 겨우 나에게로 돌아섰다. 얼굴을 보고 다시 그림을 봤다. “남편이 그린 거예요.” 왜 그 말을 해야겠다고 느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것은 나의 분노가 정당하다는 확신에서 나왔는지 모른다. 그림 속의 여자와 그의 앞에 선 여자 사이의 명백한 차이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내 발치에 서서 울고 있는 금발머리 아이가 이유였는지 모른다. 아니면 이 점령 지역에 들어온 지 2년이 된 사령관조차 사소한 범행으로 우리를 들볶는 데 진력이 났을 수도 있다.
그가 그리기 시작하자 나는 그를 관찰했다. 그는 내 몸을 엄청나게 집중하여 구석구석 샅샅이 훑었다. 그의 얼굴에 만족감이 번져가는 것을 보면서 내 얼굴에도 똑같은 만족감이 퍼져나갔다. 이제는 거칠 것이 없었다. 나는 미스탱게트였고 두려움 없는, 남의 눈 따위 의식하지 않는 피갈의 거리 여자였다. 그가 내 피부를, 내 목의 움푹 팬 곳들을, 머리카락 아래 비밀스러운 빛을 보아주었으면 했다. 그가 내 모든 부분을 보기를 원했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 했잖아요!”
“내가 당신에게 원한 것은 그런 게 아니었소! 내가 원한 것은…….” 그가 좌절감에 손을 쳐들었다. “내가 원한 건 저거야! 그림 속의 저 소녀를 원했어!”
우리 둘 다 말없이 초상화를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