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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88952241320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에필로그
『아버지와 아들』을 찾아서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날 저녁 식사 후, 서재에서 니콜라이는 형 파벨에게 말했다. “이제 형님과 저는 시대에 뒤떨어졌어요. 우리들의 시대는 끝났어요. 그래요, 바자로프의 말이 옳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한 가지 견디기 어려운 게 있어요. 이제 아르카디와 정말 가깝게 지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시대에 뒤떨어졌고 그 애는 저만치 앞서간다는 생각……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
파벨 페트로비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 불쌍한 녀석아! 네가 네 나라를 위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나 알아라! 정말 도무지 참을 수가 없구나! 힘이라고? 아무리 미개한 나라라도 힘은 있어. 그런 힘이 우리에게 왜 필요하냐?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문명이야. 그리고 그 문명이 가져다줄 열매야. 그런 열매가 쓸모없다는 소리는 제발 하지 마. 아무리 보잘것없는 삼류 시인도, 하루 저녁에 5코페이카만 받는 무도회 피아노 연주자도 너희보다는 쓸모가 있어. 왜냐고? 그들은 힘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문명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지. 이보게, 니힐리스트들! 잘 기억해둬! 자네들 숫자는 한 줌도 안 돼! 그리고 자기네들의 신성한 전통이 짓밟히는 꼴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사람들은 수백만이야! 그들이 자네들을 짓밟아버릴걸!”
동생이 형에게 말했다.
“형님, 전에 어머니와 말싸움했던 게 생각나네요. 어머니는 소리만 지르시면서 제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으셨지요. 결국 저는 ‘어머니는 저를 이해하실 수 없어요. 우리는 세대가 다르니까요’라고 말해버렸죠. 그런데 이제 우리 차례가 된 셈이에요.”
“자네는 너무 너그럽고 겸손해서 탈이야. 나는 자네나 내가 저 애들보다는 옳다고 확신해. 우리가 약간 낡은 언어를 쓰고 구식인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저 애들처럼 확신에 차 있지는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