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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고전
· ISBN : 9788952242549
· 쪽수 : 268쪽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2부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3부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책속에서
레빈은 모든 것들에서 죽음을 보았고, 모든 것들이 죽음을 향해 가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가 품고 있는 계획에 더욱더 몰입했다. 죽음이 오기 전까지 어쨌든 삶은 살아내야만 하는 것이었다.
물론 키티는 이곳에 있는 동안 그녀가 깨달은 것과 결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을 자신의 모습인 양 착각하고 자신을 속여 왔음을 알게 되었다. 그건 마치 장님이 눈을 뜬 것과도 같았다. 그녀는 그녀가 되고 싶어했던 그 위치에 위선과 자기기만 없이 머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깨달았다. 그리고 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 곁에서 마음의 짐 없이 지낸다는 것, 그들을 사랑하는 일, 아니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일이 얼마나 견디기 어려운 일인가를 깨달았다.
자신의 처지가 명확히 밝혀지고 모든 것이 결판나리라는 꿈이 영영 깨져버렸기에 그녀는 울었다. 모든 것이 이전과 마찬가지이리라는 것을, 아니 이전보다 훨씬 더 나빠지리라는 것을 그녀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이제까지 세상에서 누려왔던 지위,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그토록 하찮게 여겨졌던 그 지위가 그녀에게 소중하다는 것, 그 지위를 사랑을 위해 가족과 남편을 버린 부끄러운 여성의 지위와 바꿀 힘이 자신에게는 없다는 것을 알고 그녀는 울었다. 이제 더 이상 자유롭게 사랑할 수 없으리라. 영원히 자신에게 씌워진 죄 지은 아내라는 낙인의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리라. 그녀는 그 삶이 어떻게 끝날 것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마치 벌 받은 아이처럼 서럽게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