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제너레이션

1장 … 발생 : 징후부터 경고 단계까지
2장 … 대비 : 경고부터 확산 단계까지
3장 … 이동 : 확산부터 봉쇄 단계까지
4장 … 탈출 : 봉쇄부터 진압 단계까지

에필로그 : 남겨진 자들을 위한 메시지
노트 : 좀비의 역사와 프리덤 워치

좀비가 나타나는 징후들
1. 특정 지역에서 굉장히 빠르게 전염병이 전파되고 있다.
2. 해당 지역의 출입을 봉쇄하고 언론을 비롯한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3. 전문가 혹은 정치인들이 미디어에 나와서 구체적인 상황 설명 없이 안심하라고 얘기한다.
4. 전염병에 대한 정확한 명칭 없이 ‘신종 바이러스’라고 보도한다.
5. 신종 바이러스의 증상이 고열과 구토에 이은 갑작스러운 사망과 발병 전파가 굉장히 빠르다.
6. 정부와 언론에서 신종 바이러스에 관해 이런 저런 설명을 하지만 SNS 사용자들의 얘기는 전혀 다르다.
7.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증상이 빠르게 전파된다.
8. 신종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전파되기 때문에 타인과의 접촉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보도가 나온다.
9.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자들의 시신을 구체적인 설명 없이 화장하라는 지침이 내려온다.
10. 위의 상황들이 굉장히 빠르게, 구체적으로 1주일 안에 진행된다.

열 가지 항목 중 세 가지 이상이 발생하면 위험도 하, 다섯 가지 이상이 발생하며 위험도 중, 일곱 가지가 넘어가면 위험도 상으로 판단해서 대처한다. 위험도 하의 경우에 피난 물품들을 점검하고 부족하거나 빠진 것들을 보충한다. 위험도 중의 경우에는 구체적인 피난루트를 점검하고, 물품들을 재점검한다. 위험도 상의 경우엔 준비한 물품들을 챙겨 즉시 해당 지역을 빠져나간다. 물론 이런 일들은 좀비사태가 거주지 인근에 해당될 때 적용된다. 만약 사태 발생지가 멀리 떨어져 있다면 계속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차후의 움직임을 결정해야 한다.

서랍들을 다 뒤져봤지만 고정시키기에 적당한 케이블 타이 같은 건 없었다. 고민하던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카운터 벽에 장식으로 만들어놓은 미니 커튼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카운터 안쪽의 주방 벽면이 그대로 보여서 작은 커튼들을 벽에 붙여놨던 것이다. 커튼을 잡아 뜯어 철사들을 뽑아냈다. 그리고 멀티 툴의 펜치로, 스테인레스 선반 기둥을 테이프로 감아놓은 칼 손잡이에 둘렀다. 몇 바퀴 감은 다음 펜치로 꽉 조이자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해안지역의 생존법
해안지역은 인적이 드문 바닷가부터 고기배가 드나들던 포구와 여객선 터미널, 부산의 해운대처럼 도심지와 다름없는 곳까지 다양하다. 따라서 바닷가는 도심지와 교외, 도서지역의 특징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일단 부산 해운대처럼 도심지와 바로 인접한 해안지역은 단기 생존에는 적합할지 모르지만 장기 생존에는 불리하다. 도심지의 좀비들과 불편하고 위험한 동거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기배가 많이 드나드는 포구나 여객선 터미널도 도심지와 마찬가지로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위험한 편이다. 하지만 해안지역은 여러 지역의 특징들을 모두 가지고 있는 만큼 장점들도 많다. 가장 좋은 점은 바다라는 안전한 탈출로가 있다는 것. 육지에서는 좀비들에게 쫓기면 도망쳐야 하거나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