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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4430364
· 쪽수 : 512쪽
· 출판일 : 2013-12-2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게임
범죄
강철 바퀴
수사
캐럴
기회 균등
브리핑
나는 당신 앞에선 조금 감상적이 돼요
블레이지의 집에서
가스 끊기
다시 캐럴
염증
형세
우리 정체가 발각되었습니다
콕 시티
아직 캐럴
야간 순찰
발진
목표들
그녀가 결혼한 존재의 근본적으로 타락한 본성
휴가 후 우울증
테스티모니얼 경기
깜짝 파티
더 많은 캐럴
개인 교습
숙녀들의 밤
캐럴이 오스트레일리아를 회상하다
기생충과 승진
폭로
크리스마스 쇼핑
곯아떨어지지 않아
카스테레오가 마이클 볼튼 테이프를 씹다
불만을 제기하다
비밀 결사
만찬
약에 취하다
더 많은 캐럴?
촌충의 이야기
집은 어둠
리뷰
책속에서
나는 단순한 기쁨들, 즉 진한 커피 한 잔과 킷캣과 크로퍼드 도넛의 힘으로 기운을 되찾고 있다. 책상 아래 온열기가 뜨거운 바람을 불어 다리를 데워준다. 그런데 전화벨이 나를 방해한다. 그것도 외부 전화다. 그녀는 아니겠지. 캐럴은 아니겠지.
그 여자다.
그 여자한테 여기로 절대 전화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절대로.
“당신한테 절대 여기로 전화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나는 그 여자에게 말한다. “나는 중요한 사건을 수사하는 중이야.”
“미안해요. 당신하고 꼭 얘기할 게 있었어요. 보름쯤 전에 당신이 말한 것 때문에요. 그거 정말 진심이었어요?”
이 멍청한 게 씨발 지금 뭐라는 거야? “뭐? 그게 뭐였는데?”
“저번 주에, 브루스… 당신이 나더러 사랑한다고 했잖아요. 기억해요?” 여자의 목소리가 한 옥타브 떨어진다. “아니면 그냥 그렇게 말하면 내가 좋아할 줄 알고 거짓말을 한 건가요?”
그건 당연히 거짓말이었다. 꼿꼿이 서 있는 자지는 양심이 없으니까. 그리고 그 자지가 브루스 로버트슨에게 달려 있는 거라면 양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다. 양심 같은 걸 가지고 있으면 세상을 살 수가 없다. 양심이란 부자들에게도 사치품이고, 나머지 우리 같은 놈들에게는 족쇄일 뿐이다. 설사 내가 양심을 갖고 싶다고 해도, 물론 전혀 갖고 싶지 않지만, 그걸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레코드 가게 가면 살 수 있나?
“선생님이 준 연고를 바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더 심해지기만 해요.”
“흠. 바지를 좀 내려보시죠.”
나는 순응한다. 이 새끼가 궁둥이 약탈자가 아닌지 궁금해하면서. 이 개자식은 내 바지를 내리는 데 환장한 놈 같다. 로시라면 그럴 만도 하지. 이탈리아인에 가톨릭. 그 새끼들은 몽땅 호모들이다. 아일랜드 인구 증가율이 낮은 게 괜히 그런 게 아니다. 감자 기근은 좆이나. 그 새끼들이 죄다 똥구멍에다 하니까 그런 거다. 닥터 엉덩이 로시, 글쎄, 진짜 완벽한 위장이 아닌가.
“그러네요, 그러네. 염증 부위가 더 넓게 퍼졌어요. 이제는 고환과 더불어 허벅지를 온통 뒤덮었네요. 그래요.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은 피하고 있습니까?”
“예.” 나는 그에게 말한다. 이 새끼는 내가 굶어죽기를 바라나.
“음, 연고를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그가 새로 처방전을 쓰면서 말한다. “힘든 건 알지만, 가능한 한 염증 부위를 긁는 걸 참아보세요. 이건 보기에… 글쎄요, 못 자국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정기적으로 씻고 속옷을 갈아입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면 속옷이면 더 좋고, 통풍을 생각하면 사각팬티가 제일입니다.”
씨발, 세탁을 해야 하는데. 그 걸레년은 나를 버렸다. 나를 죽일 셈이지! 그녀는 내가 그 씨발놈의 세탁기를 작동시킬 줄 모른다는 걸 아는데. 제대로 요리된 음식을 먹어본 게 백만 년 전이다. 굽거나 뭐 그런. 남자가 여자를 좆나 제대로 사랑할 때, 나는 그녀를 오스트레일리아까지 쫓아갔는데. 그리고 그녀를 위해서 좆같은 에든버러로 돌아왔는데. 남자가 씨발년을 사랑할 때.
문제는, 이년들은 남자를 사랑하질 않아!
“문제가 있는데요, 선생님. 저는 말처럼 먹고 있어요. 그런데도 계속 살이 빠집니다. 뭔가 걸린 게 아닌가 걱정이에요.”
“성병 같은 거 말입니까?”
“아뇨. 음… 네.”
“뭔가 특별한 성적인 관계를 맺고 있습니까?”
나는 그에게 웃어보인다. “어떤지 아시잖아요, 선생님. 붉은 피를 가진 정상적인 이성애자 남자라면.”
그의 쌩한 표정에 나는 이 새끼가 그게 어떤 건지 알기는 아는지 궁금해진다.
“소변 샘플이 필요하고….” 로시가 뚜껑 달린 플라스틱 용기를 꺼낸다. “대변 샘플도 필요합니다.”
이 새끼는 변태 중에서도 제일 높은 등급인 게 분명하다. 잉글리스에게 이 자식의 전화번호를 알려줘야겠다. “뭐 때문에요?” 나는 차갑게 묻는다.
“환자분의 체중 문제와 관련해서, 기생충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촌충이요.”
“그러면 어떻게 되는데요?”
“무해한 기생충이기는 하지만 없애려면 쉽지 않을 수 있어요.”
“지금 화장실에 가지요.” 나는 일어선다.
“꼭 안 그래도 됩니다.” 그가 말한다. “나중에 편하실 때에….”
“지금 할 수 있어요.” 나는 흥분해서 말한다. 그리고 화장실로 직행해서 맥주와 커리로 만든 진득진득한 똥으로 용기를 채운다. 그 새끼가 똥을 원하면, 나는 씨발 똥을 주겠어!
나는 로시에게 내 똥과 오줌을 남기고 시내로 운전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