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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88954447898
· 쪽수 : 180쪽
· 출판일 : 2021-12-10
책 소개
목차
대리자들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
문명의 사도
에세이 세 편의 글로 자기를 소개하기
해설 한국 SF의 트릭스터를 만나는 시간―이지용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제 적어도 우리 스튜디오에서는, 고전적인 촬영보다 컴퓨터그래픽이 더 싸졌어요. 촬영 로케이션을 잡고, 수많은 사람의 일정을 조율하고, 감독의 구질구질한 예술적 자아 때문에 밤늦게까지 똑같은 장면을 찍고 또 찍고, 그렇게 열심히 찍은 물건들이 포스트 프로덕션 중에 반토막이 나고… 다 헛짓거리죠. 앞으로 우리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컴퓨터로 만들 거예요. ‘진짜로 찍은’ 것과 구분할 수 없을 거예요. _「대리자들」
“나도, 강도영 너처럼 명배우가 될 거야.”
그 말이 도영의 가슴에 비수처럼 파고들었다. 도영은 충동적으로 나영을 떨쳐냈다. 그는 숨을 몰아쉬면서 나영을 올려다보았다. 빛이 희박한 공간이었지만, 나영이 의아해하고 있다는 것을 도영은 느꼈다. 말해야 했다. 언제까지 오해하도록 둘 수는 없었다. 좋다, 이 시트러스 향이 마지막이어도 더 이상 기만하고 싶지 않았다. _「대리자들」
물론 아직 나영에게 완전히 진실을 말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솔직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이런 자신의 기만이 얼마나 어리석고 이기적인지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더 나아지게 만들 수 있을지는 알지 못했다. 그는 두통을 견디고 멍하니 앉아서, 무대 저편에서 나영이 재잘거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웠지만 무엇인가 이전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_「대리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