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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4293118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4-09-30
책 소개
목차
어떻게 MBTI는 과학이 되었는가
영웅의 탄생
싹둑
클리셰
내 손안의 영웅, 핸디히어로
달에서 온 불법 체류자
키스의 기원
찰나의 기념비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2029년, 한국 고용노동부에서 MBTI를 통한 청년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 화룡점정이었다. 청년들에게 그 들의 MBTI 유형에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하여, 심연 밑바닥 에서 구르고 있는 고용률도 잡고 개인화된 복지도 제공하겠다 는 시도였다. ESFJ 지원자에게는 영업직이 우선으로 배정됐고 INTP 지원자에게는 프로그래밍 교육이 국비로 제공됐다.
처음엔 당혹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건 그냥 농담 같은 것 아니었어? 하지만 공공의 영역, 그것도 구직의 영역에서 MBTI가 활용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몇 달 지나지 않아 여러 대기업이 자기소개서에서 모호한 성격적 강점 따위를 묻는 대신 MBTI 검사 결과를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 어떻게 MBTI는 과학이 되었는가
심리학에 여러 성격 모델들이 있다면, 그 성격 모델에서 가장 유용한 모델을 판가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성격 모델 중 개인의 행동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고 또 예측할 수 있는 모델, 그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성격 모델일 것이다.
하지만 보통은 모델이 현상을 잘 설명하지 않나? 모델이 현상에 영향을 줘서, 현상이 모델에 부합하도록 뒤틀린다면? 그렇다면 그 성격 모델은 훌륭한 성격 모델인가? 성격 모델은 인간의 좀 더 본질적인 특성을 잡아내야 하지 않을까? 선후 관계가 뒤바뀐 듯하지만, 어쨌든 현실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체계니까 과학적인 것 맞지 않을까? 머리가 복잡했다.
- 어떻게 MBTI는 과학이 되었는가
204X년 가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은 기이할 정도의 침묵에 휩싸여 있었다. 300석의 의석을 가득 채운 국회의원들도, 방청석에 앉아 있는 모든 관료와 기자들도, 기타 참관인들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
“투표 결과,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개헌안이 국회에서 의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이번 개헌안은 흔히 초지능이라고 불리는 강력한 인공지능이 국정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개헌안이었다.
- 영웅의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