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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시론
· ISBN : 9788954448550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22-12-01
책 소개
목차
prologue
최가은 × 조대한
1
review
우리가 장미주택을_시 김유림, 글 최가은
브루클린, 맨해튼, 천국으로 가는 다리_시 주민현, 글 조대한
interview
주민현 : 슬픔을 모르는 세계의 발을 살짝 밟기 위해서
2
review
받침_시 김복희, 글 조대한
이슈쟌_시 배시은, 글 최가은
interview
정재율 : 부서지는 집, 깨진 백자, 그리고 알 수 없는 사탕 봉지에 관하여
3
review
공범자들_시 김행숙, 글 조대한
웅크리기 껴안기_시 김연덕, 글 최가은
interview
김연덕 : 모형 세계와 믿음의 결기
4
review
저수지_시 박지일, 글 최가은
Beauty and Terror_시 한여진, 글 조대한
interview
한여진 : 우리와 당신 사이에서
5
review
비결정적인 선_시 김리윤, 글 조대한
파이프_시 유계영, 글 최가은
interview
장미도 : 핑크와 분홍을 뒤섞으면
epilogue
최가은 × 조대한
리뷰
책속에서
어째서일까. 장미주택만큼이나 수상한 것은 버젓이 열려 있는 골목 어귀에 서 있으면서도 자발적으로 ‘가로막힌 상태’가 되려 하는 그의 태도다. 이야기가 연결되지 않아서 “더 이상 갈 수가 없다”던 그는 곧이어 밀도 높은 문장들을 배치하기 시작한다. 이 문장들은 주택을 지나가기 위해 화자가 만들어낸 새로운 이야기에 해당하는 것일까. “안 가는 것만이/ 가로막히는 것”, 가로막히는 것만이 새로운 길을 내는 법. 원하는 방향과 간격으로 단어를 놓으며 앞서가는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아주 더운 봄날” “외투를 벗고 땀을” 훔치면서도 우리는 기어이 그의 뒤를 따라 주택가를 걷기로 한다.
_review 「우리가 장미주택을」
잔인한 건 그 행운과 불행의 문장들 사이에 어떠한 인과관계도 없다는 점이다. 너와 나의 사랑이 불현듯 이뤄진 것처럼, 누군가의 비극 또한 우리의 사랑과는 무관하게 어찌할 수 없이 생겨난다. “테러를 추모하는 공원에도 조롱꾼은 있고”, 사랑과 평화를 위한 노력의 총량과는 상관없이 전쟁은 일어나고 혐오는 계속된다. 그러니까 이곳은 놀라울 정도의 선의와 두려울 만큼의 악의가, 아무런 관련 없이 한곳에 펼쳐져 있는 차갑고 매끈한 우연의 세계인 셈이다.
_review 「브루클린, 맨해튼, 천국으로 가는 다리」
「받침」에는 ‘나’와 ‘이모’가 등장한다. ‘나’는 이모에게 ‘몫’이라는 단어에 대해 묻는다. 처음 언어를 배우는 아이처럼, 그 단어가 “왜 한쪽 받침이 그렇게 생겼”는지, “원래 그렇게 태어난” 것인지 재차 질문을 던진다. 이모는 ‘나’에게 “쓰는 법과 읽는 법은 말해주지만” 그리 친절한 교사는 아닌 듯하다. 아니 사실 내가 이모라고 불렀던 그 여자는 “이모도 뭣도 / 아니고 나에게 관심조차 없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날갯짓 시범을 보이듯 무심히 일러준 그 단어의 사례는 신기하게도 내게 묘한 울림으로 남았다.
_review 「받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