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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4449199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3-07-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29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엄마는 할아버지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럴 때마다 아빠는 옆에서, 그저 당신 신념이 조금 많이 강하실 뿐 장인어른은 좋으신 분이야, 하고 말한다. 그렇지만 우습다. 나는 아빠가 할아버지를 탐탁지 않아 한다는 사실을 아주 옛날부터 확실히 눈치채고 있었으니까. 아빠는 원래 혼자서 착하고 고고한 척을 다 하는 사람이지만 나는 아빠가 종종 쓰곤 하는 가면 같은 걸 아주 잘 파악한다. 피를 물려받은 딸이라 그런지.
할아버지는 우산을 자꾸만 내 쪽으로 씌우려 했다. 할아버지, 나 누비스 있다고! 나는 비 안 맞는다고! 빛이 나는 손목을 두드리며 소리를 쳐도 그래 그러냐, 하고 우산을 물렸다가는 30초도 되지 않아 다시 슬그머니 내 위로 그림자를 드리웠다. 할아버지는 누비스를 사용하지 않았다. 거부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세상에 그런 건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것 같았다.
“할아버지는 어디 계신다고?”
“금꽃길양로원.”
“어디 있다고?”
“저 멀리, 경상북도에.”
“얼마나 자주 찾아뵙는다고?”
“한 달에 한 번씩 주말마다. 아니 근데 엄마, 이건 좀 아니야. 내가 주말 내내 학원 뺑뺑이 도는 거 우리 반 애들은 다 아는데? 다른 애들이 담임한테 나랑 같이 학원 다닌다고 말하면 거짓말 뽀록 나는 거 5초도 안 걸릴 텐데?”
“……그럼 너는 화상으로 맨날 인사드린다고 해.”
“엄마, 근데 담임이 이런 것까지는 안 물어봐. 담임 나한테 별 관심 없어.”
“혹시 모르니까 외워 두고 있으라고. 그리고 강이나 다리 얘기는 절대 하지 말고.”
“아니, 담임 입에서 그 얘기 나올 일이 뭐가 있어 진짜…….”
그러면 엄마는 소리치는 것이었다. 얘가 왜 이래, 환장하겠네! 하라면 해! 너 엄마 인생 망하게 하려고 작정했지,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