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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4450713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4-07-03
책 소개
목차
0 불행이 제곱수로 붙을 확률
1 다시 태어났다는 설정값
2 우는 건 나중에
3 우리가 언니와 동생이 된 그날 밤
4 무당보다는 탐정이 낫죠
5 진실은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는 돈이 돼
6 숨어 있는 범인
7 보이지 않는 손으로
8 죽음으로 득을 본 자
9 떠도는 말들이 가리키는 것은
10 왜 제 것이 아닌 것을 탐했을까요
11 이런 일에 제법 소질이 있어서
12 사라진 말과 글이 머무는 곳
13 허생을 만났다?
14 아껴서는 안 되는 것을 아끼기 위해
15 더 나쁜 사람 배틀
16 최종의_최종의_최종의_최종 ver.
17 이름을 주고 돌아가는 길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가 너무 쓸데없이 예민한가. 공부도 잘 못하고 말썽도 피우지 않는 나 같은 건 어차피 기억되지 않는 게 당연한데. 그런데 오늘 누가 내 이름을 불러 주긴 했나? 지수가 불러 줬나, 세빈이가 불러 줬나. 엄마도 안 불러 준 것 같은데. 나, 오늘따라 왜 이렇게 이름에 집착하는 거지? 나 자신에게 되물어도 답은 없었다. 분명 이름이 있는데 없는 것 같은 하루.
나는 잘못된 이름으로 아무렇지 않게 교문을 통과했다. 이름을 잃었어도 학교는, 길은, 세상은 그대로여서 그냥 걸어 나왔다.
나는 이상한 타이밍에 어디선가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그곳이 조선 시대의 원주라는 건 아주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되었다.
분명히 2024년, 서울에서 조퇴해 집에 가는 길이었는데. 드라마틱한 충돌도 없었고 차원의 문 같은 것을 열지도 않았는데. 어째서 다른 시공간으로 오게 된 건지 정말 모를 일이었다.
무력감에 짓눌려 이대로 잠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탄내가 느껴졌다. 어디선가 불이야! 하고 외치는 소리도 들려왔다. 이미 혼란스러웠던 집 안은 더더욱 난장판이 되었다. 불이 집을 뒤덮는 데 그렇게 짧은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 내가 나고 자란 집이, 창호 바른 문과 손때로 반들거리는 기둥과 얼마 전 다시 단단하게 고정해 둔 서까래가 순식간에 불길에 파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