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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니가 보고 싶어

덧니가 보고 싶어

정세랑 (지은이)
  |  
난다
2011-11-30
  |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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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니가 보고 싶어

책 정보

· 제목 : 덧니가 보고 싶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16447
· 쪽수 : 248쪽

책 소개

2010년 1월 「판타스틱」에 '드림, 드림, 드림'을 발표하며 데뷔한 소설가 정세랑의 첫 장편소설. 장르 소설가인 재화가 소설에서마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지만 옛 남자친구인 용기를 닮은 인물을 죽이게 되고, 그 죽음의 순간이 용기의 피부에 문신처럼 글씨로 나타난다는 게 내용의 큰 줄기다.

목차

재화_ 시공의 용과 열다섯 연인들 9
용기_ 나쁜 짓은 나한테 해 23
재화_ 늑대 숲에 팔을 두고 왔어 31
용기_ 덧니만이 리얼했어 47
재화_ 해피 마릴린 55
용기_ 가스총을 만져봐도 돼요? 69
재화_ 러브 오브 툰드라 75
용기_ 뻑큐, 뻑큐, 뻑큐 87
재화_ 닭 발은 창가에 93
용기_ 거대 고구마를 꿈꾸다 109
재화_ 물고기 왕자의 전설 117
용기_ 총알을 다섯 개 넣고 하는 러시안 룰렛처럼 135
재화_ 항해사, 선장이 되다 143
용기_ 지구가 기억하는 러브 스토리 165
재화_ 나랑 시합을 할래? 179
용기_ 아무도 안 죽는 이야기를 쓰면 안 되니? 205
재화_ 마지막 키스를 갱신했어야 했는데 213
용기_ 절단면이 깨끗해야 다시 이어붙일 수 있어 221
재화_ 3분 26초 전이었다 227
용기_ 용기 있는 자가 재화를 얻는다 235
작가의 말 243

저자소개

정세랑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0년 『판타스틱』에 단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3년 『이만큼 가까이』로창비장편소설상을, 2017년 『피프티 피플』로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다.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목소리를 드릴게요』,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 『지구에서 한아뿐』, 『재인, 재욱, 재훈』,『보건교사 안은영』, 『시선으로부터,』, 산문집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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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21세기까지 마릴린이라는 이름은 곧바로 먼로를 연상시켰다. 그에 반해 22세기 이후의 사람들에게 마릴린은, 로봇 혁명을 일으킨 최초의 모델 이름으로 더욱 강하게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실 어느 쪽이든 크게 다르지 않은 이미지다. 마릴린은 마릴린 먼로의 플래티넘 블론드 곱슬머리를 한,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하며 사랑스러운 소녀 로봇이었다.
불임 인구의 증가와 함께, 갓난아기 버전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성장하는 자녀 로봇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첫번째 모델인 피노키오 이후, 여러 회사의 세세한 버전들이 등장해서 진짜 아이들처럼 성격도 외모도 다양하게 분화해갔다. 극빈층이 아니라면 아이들은 로봇 형제 한둘을 가지는 게 당연했고, 아동심리 전문가들도 이를 적극 추천했다. 『로봇 자녀를 나도 모르게 차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정보통신부가 함께하는 로봇 자녀 오류 예방법』 『피보다 진한 전류』 등의 베스트셀러를 통해 육아법 또한 일반교양이 되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사람들이 키우기 어려운 로봇일수록 더욱 선호했다는 것이다.
마릴린은 고급 모델로, 육아 난이도가 높은 축에 속했다. 전 지구적으로 2,306기가 보급되었고 보급 초기부터 선천적인 정서불안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 (중략) 사태가 심각해진 것은 2,306기 중 하나, 나중에 “더 마릴린 The Marilyn”으로 불리게 되는 소녀 로봇이 사고로 부모를 잃게 되면서였다. 지극히 다정다감한 부모로 친아들과 똑같이 마릴린을 사랑해주었으나 전자동 셔틀 탈선으로 목숨을 잃었다. 오빠와 단둘이 남겨진 마릴린은, 놀랍게도 업데이트를 거부했다. 나이에 걸맞은 업데이트를 받을 경우, 감정적 스테이터스가 원점으로 돌려지는데 이렇게 아프게 실존하는 감정을 그런 식으로 지울 수는 없다는 게 소녀 로봇의 주장이었다. ‘애도’를 위해 업데이트를 거부하는 로봇의 최초 등장이었다.


역시 고전풍이 좋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옛날 사람들처럼 편심 片心, 촌심寸心, 단심丹心 같은 단어들을 쓸 때마다 지잉, 하고 뭔가 명치께에서 진동하고 만다. 수천 년 동안 쓰여온, 어쩌면 이미 바래버린 말들일지도 모르는데, 마음을 ‘조각’ 혹은 ‘마디’로 표현하고 나면 어쩐지 초콜릿 바를 꺾어주듯이 마음도 뚝 꺾어줄 수 있을 듯해서. 그렇게 일생일대의 마음을 건네면서도 무심한 듯 건넬 수 있을 듯해서.
언젠가 용기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던 날이 있었다. 용기는 그 말을 초콜릿 바를 받듯 가벼이 받았었다. 재화의 마음, 꺾인 부분에서는 잔 가루들이 날렸는데.
너는 모르지.
단심, 흐리멍덩한 붉은색이 아니라 좌심실의 붉은색, 가장 치명적인 부분을 헤집어 보여주는 것 같은 진지함이 있었다. 그 순간에는 옛날 사람들처럼 고전적으로 진지했다. 그리고 그 바보 같은 럭비 선수는 전혀 그렇지 못했지. 뭐가 그렇게 심각하냐고 재화를 보고 웃었었다.
마음을 얘기하고 사랑을 얘기할 때는 역시 진지해야 해, 재화는 텔레파시를 통해 용기에게 말했다. 어디서 어떤 어린것을 사랑하고 있든 간에 조심해서 사랑을 말하길. 휘발성 없는 말들을 잘 고르고 골라서, 서늘한 곳에서 숙성을 시킨 그다음에, 늑골과 연구개와 온갖 내밀한 부분들을 다 거쳐 말해야 한다고.
그게 아니면, 그냥 하지 말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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