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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88936439767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5-03-19
책 소개
목차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
11분의 1
리셋
모조 지구 혁명기
리틀 베이비블루 필
목소리를 드릴게요
7교시
메달리스트의 좀비 시대
새로 쓴 작가의 말
작가의 말
수록작품 발표지면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날 기준 오빠가 저를 가볍게 안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말했습니다.
“너는 오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널 한번 더 본 것만으로 그 추운 곳에 가서 죽을 수 있어.”
저는 기준 오빠의 기계로 교체되지 않은 허벅지 쪽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 상태로 오빠의 목에 고개를 기대었더니, 더이상은 하루도 이 관계를 포기할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어요.(「11분의 1」)
혜정씨, 보고 싶을 거예요. 저는 원래 사람을 안 좋아하는데, 열한명 중의 한명 정도만 좋아하는데, 혜정씨는 그 한명 쪽이에요. 혜정씨를 좋아해요. 좋아했어요. 함께 점심을 먹을 때가 하루 중 제일 나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말해도 됩니다. 천체투영관에서 태양계 파트를 틀어주실 때, 목성과 목성의 위성들을 설명하실 때 곁들이세요. 저기에 친구가 산다고, 갈릴레이의 위성 중 하나에 친구가 산다고요.
우리가 또 만나 점심을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11분의 1」)
나는 울면서 친구에게 말했다. 세상이 끝났다고. 아기들은 예방주사를 맞지 못할 거고, 성인들은 마흔이 되기 전에 죽어버릴 거라고, 미술관과 박물관들도 다 파괴되었다고, 우리가 세웠던 계획과 대책들은 아무 소용 없을 거라고……
“일단 그 구두부터 벗어.”
항상 절망 속에서 일해온 친구가 말했다.(「리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