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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54634229
· 쪽수 : 644쪽
· 출판일 : 2014-12-3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도대체 두 발로 곧게 서서 걷는다는 것이, 인간이라 불리는 종족이 우리를, 확실한 균형을 잡고 네 발로 거니는 우리 모두를 통치할 권한이 있다고 믿어도 될 만큼 위대한 것인가?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들이 자신들의 머릿속에 있다는, 그들이 이성이라 부르는 그 무엇이 굉장한 것이라 착각하고 있음을.
멍석 위에 몸을 웅크린 채 수고양이 한 마리가 잠들어 있었는데, 정말이지 그 종에서는 기적 같은 아름다움이라 이름할 수 있었다. 등의 회색과 검은색 줄무늬들은 두 귀 사이의 정수리에서 합쳐져 이마에 사랑스럽기 짝이 없는 상형문자를 만들었다. 위풍당당한 꼬리도 똑같은 줄무늬를 갖고 있었는데, 유난히 길고 힘이 넘쳤다. 또한 수고양이의 울긋불긋한 털가죽은 햇빛을 받아 번쩍거리고 희미한 광채가 나서 사람들은 검은색과 회색 사이로 가느다란 금빛 줄무늬를 알아볼 수 있었다. 무어! 무어! 마이스터 아브라함이 불렀다. 크르르—크르르, 무어는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게 응답하더니 기지개를 켜고 - 몸을 일으키고, 비범하기 짝이 없는 자세로 등을 둥글게 구부렸다. 그러고는 한 쌍의 풀빛 눈을 떴는데, 그 눈에서는 정신과 이성이 번쩍번쩍 불타며 솟구쳐나오고 있었다.
제가 제 악령의 채찍질에 휘둘려 떠나려 했던 바로 그 순간에, 가장 달콤한 마술이 저를 꼼짝 못하게 사로잡았답니다. 악령이 막 심술궂게 제 가슴의 가장 깊숙한 비밀을 훼손하려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음악의 강력한 정신이 날개를 움직였어요. 그리고 아름다운 가락에 도취되어 위안이, 희망이, 그렇습니다, 불멸의 사랑 자체이며 영원한 젊음의 환희인 갈망까지 깨어났습니다. 율리아가 노래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