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 프리드리히 니체
· ISBN : 9788954637602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5-09-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알 수 없는 운명은 더 아름답다
1부 기억의 독단
01 날지 못하는 피터 팬
어른이 되었다 · 순수의 우연 · 우상의 황혼 · 껍질을 깨고
02 우연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뒤돌아선 예언 · 우연과 필연 사이 · 신의 도박장
03 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
열린 체계 · 길 없는 길 · 명료함의 함정 · 망각의 힘
04 새로움에 대한 찬양
정도전을 위한 변론 · 개선이냐, 전복이냐
2부 구조의 무의식
05 아직도 구조주의
이방원을 위한 작은 변론 · 욕망의 모순 · 구조의 심리학
06 연극 속에서
소유와 소속 · 시선의 욕망
07 타자의 담론
본질을 겉도는 표상 · 우월치의 미덕 · 가상의 타자
08 사랑, 그것은
사랑 그대로의 사랑 · 바넘 효과
09 통계의 오류
기계적 진화론 · 그들 각자의 인문학
3부 절망에 관한 단상
10 고독의 양면성
캐스트 어웨이 ·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외로우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11 죽음에 대한 단상
공포가 만들어내는 용기 · 끝의 의미 · 죽음이 거기 있기에 · 부활의 신호
12 절망을 걷고 있는 여행자
여행자 그리고 조난자 · 너머를 넘어서
13 긍정의 오류
긍정의 끝판왕 · 불안의 기능
14 이소룡 커넥션
그들 각자의 정무문 · 어느 스턴트맨의 사연 · 이소룡이었던 자
15 그대만의 계절
꽃이거나 열매이거나 · 존버정신
4부 순간을 산다
16 차이와 반복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지루함의 형벌 · 일상과 이상 · 이미 다가와 있는 미래
17 너 자신이 되어라!
이데아 그리고 시뮬라크르 · 철갑의 페르소나 · 자신의 자격
18 주체들의 각성
슈퍼맨의 선택 · 기성들의 잘못 · 충동에 충실하라! · 자아의 신화, 자아의 환영
19 청춘 예찬
청춘이란 이름의 영원회귀 · 여름날의 꿈
5부 존재한다는 것
20 체험으로서의 인문
시선의 변증법 · 시선은 권력이다 · 인문적 체험 · 길치들을 위하여
21 삶의 문법
시대정신 · 연암 박지원 그리고 문체반정 · 시대의 문법과 독법 · 살아가는 이야기
22 난제의 텍스트, 에반게리온
해석의 문제 · 페르소나적 갈등
23 나르시스의 변명
도덕적 우월감 · 나르시스 콤플렉스 · 완벽으로부터의 자유 · ‘지금 여기’의 문제
에필로그 우연을 사랑한다는 것
저자소개
책속에서
현대철학의 주요 키워드는 ‘차이’와 ‘타자’다. ‘타자’들은 나의 규칙에서 벗어나 있는, 나와는 다른 ‘차이’로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언제나 나의 예측성을 비껴가는 속성들이기에, 철학은 타자를 ‘우연적 시간’이라고 표현한다. 그 우연들과의 ‘관계’를 살아가는 인간의 삶은 이래저래 불확실성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현대철학에 이 ‘우연’의 주제를 던져준 철학자가 바로 니체다. 니체는 삶이 지닌 우연성을 ‘신이 던진 주사위’에 비유한다. 불확정성 원리를 향한 아인슈타인의 일갈과는 달리, 니체에게 신은 주사위를 던지는 존재다. 그러나 신의 주사위는 늘 하늘에 던져져 있는 상태일 뿐, 땅에 떨어져 어떤 수를 확정하지는 않는다. 즉 우리의 삶에 ‘확실’로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나 자신의 의지와 선택을 믿으라는 것이, 니체의 영원회귀이며 아모르파티다. [프롤로그]
어른이 되면 어린 시절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시간으로 차곡차곡 쌓아올린 단을 밟고 올라서서, 그렇게도 갈망했던 네버랜드의 담장 밖 너머를 내다볼 수가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아직 그 단에 올라서지 못한 ‘아해’들을 내려다보며 말한다.
“너희는 삶의 깊이를 모르노라!”
그러나 높이가 곧 깊이인 것은 아니다. 시간의 축적만으로 어른의 자격이 갖추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종종 착각을 한다. 자신이 쌓아올린 높이를 재고, 그것을 심연의 깊이로 환산하며, 그것을 빌미로 어린 세대의 말과 생각을 가로막는다. 그러나 니체에게 심연이란 더 깊은 곳이라기보다는 깊이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는 지점이다. 오히려 깊이를 모르는 아이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모든 것들에 심연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1부 기억의 독단]
어쩌면 멘토들의 생각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른다’라는 말은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참인지 거짓인지는 아직 당사자에게서 검증도 되지 않은, 한낱 가정의 전제일 뿐이다. 인생이란 난제는 단순한 공식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상수는 그저 ‘나’라는 요소 하나일 뿐, 나머지는 온통 미지수로 가득한 방정식이기 때문이다. 그 고차방정식 앞에서 ‘일만 시간’도 ‘마시멜로’도 정답일 수는 없다. 삶의 미분 값은, 매 순간을 살아가는 ‘나’일 뿐이다.
먼저 걸어갔다던 누군가의 이야기만을 따라가다 보면, 정말 내가 가야 할 길은 영원히 찾아지지 않는다. 정해진 하나의 길,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부터 길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 내가 지나가고 난 뒤에야 비로소 나의 길이 생겨난다. 내 발길이 닿는 모든 곳이 나의 길이다. 길은 내 앞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뒤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2부 구조의 무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