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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이탈리아소설
· ISBN : 9788954677516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1-02-26
책 소개
목차
타타르인의 사막 7
해설 | 요새와 사막 그리고 오지 않는 적들 283
디노 부차티 연보 289
리뷰
책속에서
이제 보다시피 어린 시절의 작은 왕국은 어둠 속에 갇혀버렸다. 어머니는 그가 돌아와 다시 그곳을 찾을 때까지 그 세계를 그대로 보존해둘 것이다. 오랫동안 자리를 비운 후에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소년처럼 지낼 수 있도록. 아! 어머니는 분명 영원히 사라진 행복을 그대로 간직할 수 있다고, 도망치듯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아둘 수 있다고 믿고 있을 터였다. 나중에 아들이 돌아와 집 문과 창문을 다시 열면 모든 게 전처럼 되돌아오리라 상상하면서.
아, 얼마나 더 먼 길을 더 가야 하는가. 앞으로 몇 시간이나 걸릴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데다 그의 말은 이미 지쳐 있었다. 넋이 나간 드로고는 요새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사람이 닿을 수 없으리만치 저토록 세상과 동떨어진 저 고독한 성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저곳엔 어떤 비밀들이 숨어 있을까?
나지막한 성벽에 둘러싸인 바스티아니 요새는 규모가 크지도 않았고, 아름답지도, 그렇다고 그림 같은 탑과 보루를 갖추고 있지도 않았다. 주변의 황량함을 달래주고 삶의 달콤한 면들을 상기시킬 만한 것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전날 저녁만 해도 협곡 아랫녘에서 드로고는 요새의 모습에 매료되어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고, 그의 마음속에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환희가 일어나지 않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