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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85153
· 쪽수 : 88쪽
· 출판일 : 2022-02-1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달북 / 쉬 / 덧니 / 벽의 풀 / 고인돌 / 고인돌 공원 / 성밖숲 / 꽃 / 원서헌의 조상(彫像) / 낮달이 중얼거렸다 / 수장(樹葬) / 저 할머니의 슬하 / 새벽 / 뿔, 시퍼렇게 만져진다 / 우렁각시
2부
그림자 소리 / 바다책, 채석강 / 바다책, 다시 채석강 / 등대 / 등대도 팔 힘을 쓴다 / 소나기 / 청령포 / 항해 / 꽉 다문 입, 태풍이 오고 있다 / 꽉 다문 입, 휴가 / 2박 3일의 섬 / 모항 / 민박 / 바다 가는 길 / 땅끝 / 그리운 북극 / 나비
3부
그늘이 있다 / 철자법 / 산길에서 늙다 / 정취암엔 지옥도가 있다 / 각축 / 고양이 / 집 근처 학교 운동장 / 오지 않는 절망 / 발톱 / 새해 / 밝은 날 명암이 뚜렷하다 / 저수지 / 황조가 / 밝은 구석 / 서쪽이 없다 / 집에 전화를 걸다 / 끝
4부
짜이 / 기차가 몰고 온 골목 / 빨래궁전 / 말라붙은 손 / 먹구름 본다 / 시타르를 켜는 노인 / 굴렁쇠 우물 / 모닥불 / 모닥불 1 / 모닥불 2 / 갠지스강 / 새 / 불가촉천민 / 기차를 누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
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생의 여러 요긴한 동작들이 노구를 떠났으므로, 하지만 정신은 아직 초롱 같았으므로 노인께서 참 난감해하실까봐 “아버지, 쉬, 쉬이, 어이쿠, 어이쿠, 시원허시것다아” 농하듯 어리광 부리듯 그렇게 오줌을 뉘었다고 합니다.
온몸, 온몸으로 사무쳐 들어가듯 아, 몸 갚아드리듯 그렇게 그가 아버지를 안고 있을 때 노인은 또 얼마나 더 작게, 더 가볍게 몸 움츠리려 애썼을까요. 툭, 툭, 끊기는 오줌발, 그러나 그 길고 긴 뜨신 끈. 아들은 자꾸 안타까이 따에 붙들어매려 했을 것이고, 아버지는 이제 힘겹게 마저 풀고 있었겠지요. 쉬—
쉬! 우주가 참 조용하였겠습니다.
─「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