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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90287
· 쪽수 : 92쪽
· 출판일 : 2022-11-21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최소한 두 개의 젖 / 남자와 여자, 적과 동지 / 그리움 / 풀잎에 붙어 비 맞는 달팽이처럼 / 또 하루가 간다 / 수요일에는 / 쓸쓸한 사랑 / 어느 봄부터 흙바람이 불었는가 / 저무는 겨울 하늘을 바라보다가 / 집을 찾아서 / 술 없이 보내는 세모(歲暮) / 술상을 떠나며 / 새벽 술 / 희망가 / 이 영화는 끝이 없습니다 / 칼을 갈았다 / 긴 꿈에서 깨어나니 / 냉수 한 사발 / 그 하얀 입김 / 엽서 / 뻐꾸기 / 고래 / 쥐 / 람로 / 다시 새벽을 기다리며 / 엄마 냄새 / 모닥불 속에 / 새 담배 한 갑 찔러넣고 / 나팔꽃 피는 창가에서 / 빙하를 건너며 / 귀 후벼주는 남자의 노래 / 묵티나트 / 룽따가 있는 풍경 / 바람 / 옥수수 / 산에서 / 친구에게 / 그대 치마 속에 감춘 새둥지 하나 / 오대산 설경 / 어떤 봄날 / 부부 / 원산 구경 / 원산하숙(元山下宿) / 엿장수의 노래 / 복사꽃 / 입춘 / 조팝꽃 / 개밥별 / 서해 / 허망이 희망보다 더 진실하다 / 별 / 가을에 만난 스님들 / 다시 산에서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람의 사랑이 때로 쓸쓸하다면
산의 사랑은 늘 쓸쓸하기에
―「쓸쓸한 사랑」 부분
빗소리가 좋아서 칼을 갈았다
독한 술을 마시면서 새벽까지 갈았다
칼에게도 조금씩 술을 부어주었다
술을 머금으면 말을 하고 싶어하는 칼이었다
칼아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
차가운 숫돌 위에 누워서
시퍼렇게 날 선 칼은 말이 없었다
빗소리에 살갗이 하얗게 벗어지도록
시퍼렇게 몸 뒤치며
야금야금 술만 머금는 칼이었다
―「칼을 갈았다」 전문
그 하얀 입김이 생각난다
어느 겨울 새벽 대학 병원 영안실 밖에서
운구를 기다리며 서성이던 사람들의 입김
머리칼에 하얗게 얼어붙을 만큼 추웠지
검은 코트 깃을 세우고
검은 구두 신은 발을 동동 구르며
사람들은 추위를 추워하고 있었다
영안실 냉장고 속에 이불 없이 누워서
더이상 춥지 않은 시신들
서성이는 혼령들은 얼마나 부러웠을까
같이 밥 먹던 사람들의 입에서 나는 하얀 입김
비린내 나는 입김
─「그 하얀 입김」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