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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비평론
· ISBN : 9788954695268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23-12-04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1부 사랑의 형식
괴로움의 기술-백은선론
Healers, carers, and lovers
메토니미, 사랑-김멜라론
퀴어-되기를 위한 주제와 변주-김봉곤론
너무 아름다운 꿈-최은미의 『어제는 봄』
가장 작은 맛-현호정의 「연필 샌드위치」
2부 다가오는 것들
문학은 억압한다
눈물, 진정성, 윤리-한국문학의 착한 남자들
시차(時差)와 시차(parallax)-2010년대의 문학성을 돌아보며
답을 주는 소설과 질문하는 소설
다가오는 것들-비평사의 반복과 ‘역사 쓰기’로서의 비평
진창과 별
3부 없지 않고 있다
반지성주의 시대의 문학
여기 있다-황정은의 『디디의 우산』과 한정현의 『줄리아나 도쿄』
무해하지 않은 여자들-린이한의 『팡쓰치의 첫사랑 낙원』과 최은영의 『내게 무해한 사람』
유토피아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박민정론
그런 피해자는 없다-강화길의 「오물자의 출현」
미남 번식 대작전-이희주의 「천사와 황새」
센스의 혁명-장류진의 『일의 기쁨과 슬픔』
여성 청년들의 민족지 혹은 생존기-정세랑의 『옥상에서 만나요』
항상 나의 곁에 있어줘-박상영의 「재희」
어째서 네가 그것까지 가지려는 걸까-김봉곤의 「여름, 스피드」
휠체어 탄 레즈비언-오정희의 「완구점 여인」
우리는 더 많은 사랑과 아름다움을-한정현의 『소녀 연예인 이보나』
소녀는 자라지 않는다-최은미의 「운내」와 손보미의 「밤이 지나면」
4부 개와 나무와 양말과 시
개와 나무와 양말과 시-2020년대의 시에 나타난 ‘타자’와 비인간 물질의 정치생태학
젠더로 SF하기
아름다운 존재들의 제자리를 찾아서-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킬러가 된 유교걸과 유토피아의 K-좀비들-조예은의 『칵테일, 러브, 좀비』
이야기에는 끝이 있지만-게임적 죽음과 루프적 시간의 리얼리즘
코다
부서진 조각들
저자소개
책속에서
고통에 대한 기대는 여성 예술가에게 한결 내밀하고 노골적인 환상으로 작동한다. (…) 신비화된 여성 시인에게 비추어지는 조명이란 그의 작품 자체보다 매력적 외모나 비극적 생애를 향해 있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때의 비극적 생애란 본디 순수하고 아름다웠으나 남성의 잔인한 폭력이나 무심한 부정으로 인해 겪는 불행과 동의어가 되곤 한다. 예술성을 가늠하는 무형의 척도로 여겨지는 고통은 젠더화되어 있다. _「괴로움의 기술」
어쩌면 우리는 문학이 왜소해지고 있다며 슬퍼하면서도 정작 문학의 쓸모는 애써 무시해온 것이 아닌가? 문학은 무해하다는 믿음 혹은 문학은 특별하다는 자기만족을 지키기 위해 문학의 유용성을 외면해온 것이 아닌가? 정치적인 힘도 없고 돈도 많이 벌지 못한다는 열등감을 처리하기 위해 ‘쓸모없을수록 오히려 쓸모 있다’는 모순어법으로 자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그러는 동안 문학은 쓸모없는 것이라고 소리 높여 외쳤던 사람일수록 문학의 쓸모를 어떤 형태로든 누려왔던 것은 아닌가? _「문학은 억압한다」
이는 지금 한국문학의 거대한 흐름인 페미니즘 서사와 퀴어 서사가 ‘그들’만의 게토화된 이야기가 아님을, 오히려 지금 이 시대의 우리 모두가 가장 깊이 연루되어 있는 이야기임을, 그리고 여성의 이야기와 남성의 이야기는 언제나 한덩어리로 엉겨 있음을 말해준다. 누군가의 무지는 누군가의 앎으로, 누군가의 편안함은 누군가의 고통으로, 누군가의 균형은 누군가의 깊이로 지탱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젠더 지형을 말끔하게 정리하지 않고 끝까지 바라보는 이 집요한 시선의 힘으로부터, 역사는 다시 쓰이고 있다. _「눈물, 진정성, 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