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4698191
· 쪽수 : 640쪽
· 출판일 : 2024-02-02
책 소개
목차
1부 비어트리스의 발라드 … 11
2부 맨 처음 … 85
3부 대장정 … 97
4부 애그니스의 발라드 … 221
5부 친구 또는 적 … 379
6부 칼데라를 향해 … 439
7부 일제 검거 … 597
에필로그 … 619
이 땅의 옛 주인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말 … 633
옮긴이의 말 … 635
책속에서
그들은 그때껏 많은 죽음을 목격했다. 죽음에 무감각해져 있었다. 무시무시하거나 평범한 방식으로 목숨을 잃은 것은 커뮤니티 구성원들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을 둘러싼 모든 것이 공공연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죽는 것은 사는 것만큼 흔해빠진 일이었다.
비는 그들이 애초에 이 낯선 윌더니스에 온 모든 이유를 떠올려보았다. 지금쯤은 이미 다들 이곳에 머무는 각자의 이유가 바뀌었을까? 아니면 여전히 모험, 건강, 기회에 매달리고 있을까? 무엇을 위한 기회일까? 그녀는 어떤가? 비는 딸의 찌푸린 얼굴을 보며 딸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라는 자신의 이유를 비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한 여자아이에 대한 사랑의 서곡이었지만, 정작 지금 그애는 그런 유의 서곡을 혐오하는 듯 보였던 것이다. 비는 그것이 순교자의 서곡이기도 한지 궁금했다. 사람은 이타적인 이유만 갖고는 이런 식으로 살 수 없는 법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처한 어떤 상황도 더이상 진짜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딸을 걱정하는 마음이면 충분할까?
이곳에서 애그니스는 항상 작은 것들을 눈여겨보았다. 생명체들. 애그니스는 엄마라는 존재는 스스로 무엇인가 다른 존재가 되고 싶어하기 전까지만 엄마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일찍이 이곳에서 지켜본 그 어떤 엄마도 영원히 엄마로 남아 있지 않았다. 애그니스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이 상황에 대비가 되어 있었다. 그애는 한 번도 울지 않았고, 그것은 틀림없이 그 상황에 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애그니스는 더이상 새끼곰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있는 청소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