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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기초과학/교양과학
· ISBN : 9788954756044
· 쪽수 : 332쪽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프롤로그 | 기술의 두 얼굴
1부 어떤 기술을 손에 쥘 것인가
1장 자전거: 바퀴에서 뻗어나간 진보의 흐름
2장 총: 침략의 바탕이 된 기술
3장 증기기관: 산업혁명이 낳은 빛과 그림자
4장 자동인형: 인간은 정말 기계일까?
2부 필요와 발명의 수레바퀴
5장 인쇄술: 독창성의 발명
6장 카메라: 발명은 필요의 어머니다
7장 타자기: 익숙함의 함정인가, 승리인가
8장 전신: 기술의 용도는 만들어가는 것
3부 새로움의 조건
9장 전화: 아마추어가 보여준 혁신의 조건
10장 전기: 발명의 천재가 미처 보지 못한 것
11장 비행기: 갈망이 과학이 되었을 때
12장 인터넷: 탈중심적 네트워크의 탄생과 유지
4부 인간과 기술의 동고동락
13장 자동차: 컨베이어 벨트가 역전시킨 인간과 기계의 자리
14장 컴퓨터: 기술,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다?
15장 아이폰: 나라는 존재를 만드는 기술
16장 인공지능: 인간과 기술은 함께 간다
책을 닫으며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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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기술들은 인간과 상호작용하면서 인간을 변화시키고 동시에 스스로도 변화한다. 기술이 어떤 가능성을 열어젖히고 다른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일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그리고 그 변화의 방향은 인간 사회의 다양한 행위자의 역학 관계에 따라 부분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예측하기 힘들다. 이에 대해서는 역사적, 철학적, 사회과학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와 같은 과학기술학자들은 기술과 사회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가진다. 나는 기술과 인간이 서로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인간과 인간 세상을 더 깊이 파악하고 싶어 하는 인문학자와 사회과학자, 좋은 기술을 설계하고 싶어 하는 엔지니어, 그리고 급변하는 기술 세상에서 주체적으로 살고 싶어 하는 시민들 모두에게 필수적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기술에도 어떤 의도가 담겨 있다. 공원에 있는 벤치는 사람이 앉을 수 있지만 눕기 힘들게 만들어져 있다. 예전에는 저녁이 되면 노숙자들이 찾아와 벤치에서 잠을 자곤 했는데 이런 벤치가 생기고부터 눕기가 불편해서 더 이상 이곳에서 잠을 잘 수 없게 되었다. 그러니까 이런 벤치에는 노숙자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또 미국의 공중화장실 중에는 푸른빛이 나는 조명을 설치해놓은 곳이 있다. 이를 고안한 사람은 푸른 불빛 아래서는 사람의 정맥을 찾기 힘들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니까 이 화장실에는 마약 투여와 같은 행위를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남성들은 운동용으로 자전거를 탔지만 여성들은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이동의 자유를 누리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이용해 혼자서도 멀리 갈 수 있었고, 가보지 못했던 곳도 갈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자전거는 여성들이 독립적인 심성을 키우는 데 기여한 이동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남성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자전거만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힘을 기를 필요가 있다는 것은 여성이 사회에 나가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하는 데도 그 힘이 꽤나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물론 자전거가 이런 모든 변화를 만들었다고 볼 수는 없다. 여성해방운동과 같은 일련의 물결들이 이미 그 이전부터 넘실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전거가 기존의 사회운동을 강화하고 확산시켜 더 많은 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데 도움을 준 것만은 분명하다. 사실 자전거는 19세기 후반부터 굉장한 바람을 일으켰던 여성 참정권 운동, 즉 여성의 투표권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운동에 강력한 무기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