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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서양음악(클래식)
· ISBN : 9788955618877
· 쪽수 : 520쪽
책 소개
목차
시작하며
제1곡. 밤 인사
제2곡. 풍향기
제3곡. 얼어붙은 눈물
제4곡. 동결
제5곡. 보리수
제6곡. 넘쳐흐르는 눈물
제7곡. 시냇물에서
제8곡. 뒤돌아보기
제9곡. 도깨비불
제10곡. 휴식
제11곡. 봄의 꿈
제12곡. 고독
제13곡. 우편마차
제14곡. 백발
제15곡. 까마귀
제16곡 마지막 희망
제17곡. 마을에서
제18곡. 폭풍의 아침
제19곡. 환영
제20곡. 이정표
제21곡. 여인숙
제22곡. 용기
제23곡. 환상의 태양
제24곡. 거리의 악사
마치며
옮긴이의 말
《겨울 나그네》 가사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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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나를 멸시한 사람들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마음속에 품고…… 먼 길을 돌아다녔다. 여러 해 동안 노래를 불렀다. 내가 사랑을 노래하려고 할 때마다 사랑은 고통이 되었고, 고통을 노래하려고 하면 고통은 사랑이 되었다.
- 슈베르트의 글을 인용
이렇게 역사적으로 교차하는 흐름들은 미약하고 부차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겨울 나그네》가 역사 속에서 만들어지고 역사를 통해 전파된 역사의 산물임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일례로 뮐러가 이 작품을 썼을 때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겨울 여행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었다. 바로 나폴레옹 군대의 모스크바 퇴각이다. 뮐러는 1814년에 나폴레옹에 맞서 싸운 독일 애국자였지만, 그 바로 전에는 충성스러운 마음이 한층 혼란스러웠다. 1812년 9월 러시아를 침략한 나폴레옹의 60만 대군은 다국적 부대였고, 오스트리아 병사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해 12월에 러시아에서 퇴각한 군인들 12만 명 가운데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기타 다른 독일 지방 출신자들이 5만 명이었다. 프랑스인보다 독일 민족이 더 많았다. 프란츠 크뤼거의 <눈 속에 주둔한 프로이센 기병대>라는 그림은 시간이 조금 흘러 1821년의 작품인데, 눈으로 덮여 잘 보이지도 않는 스산한 시체의 모습이 《겨울 나그네》를 다른 맥락에서 바라보도록 시각적 도움을 준다. 혼란스럽고 끔찍한 전쟁의 세월을 보낸 사람들에게 눈 덮인 풍경이 어떤 의미였을지 생각하게 한다. (제3곡. 얼어붙은 눈물)
우리가 음악에서 느끼는 강력한 감정을 제대로 짚어낸 대목이다. 우리의 역사든 다른 문화의 역사든 지난 시대의 분위기와 주관성을 불러내고 압축해서 보여주는 음악의 특별한 힘이 바로 이런 것이다. 이렇게 환기된 감정은 환상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슈베르트 시대의 감정이 대부분 사라지고 묻혔다면, 우리가 《겨울 나그네》 같은 작품에 그토록 관심을 보일 리가 없다. 감정의 역사를 살펴보는 다른 방법들도 있겠지만, 음악만큼 내적으로 충만하고 위력적인 경험을 약속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제4곡. 동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