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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초등 전학년 > 그림책
· ISBN : 9788955825213
· 쪽수 : 56쪽
책 소개
책속에서
그러고는 “전열만 세 걸음 앞으로 가!”
“전후열 모두 웃옷 벗엇!” 하고, 다시 호령을 계속하였다.
죽기보다 싫어도 체조 선생님의 명령이라, 온 반 학생이 일제히 검은 양복 저고리를 벗어,
샤쓰만 입은 채로이고 선생님까지 벗었는데 다만 한 사람 창남이만 벗지를 않고 그대로 있었다.
“한창남! 왜 웃옷을 안 벗니?”
창남이는 고개를 푹 숙이면서 얼굴이 빨개졌다.
그가 이러기는 처음이었다.
한참 동안 멈칫멈칫하다가 고개를 들고, “선생님, 만년샤쓰도 좋습니까?”
“무엇? 만년샤쓰? 만년샤쓰란 무어야?”
“매 매 맨몸 말씀입니다.”
성난 체조 선생님은 당장에 후려갈길 듯이 그의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면서, “벗어라!” 호령하였다.
체조 선생님은 다시 물러서서 큰 소리로, “한창남은 오늘은 웃옷을 입고 해도 용서한다. 그리고 학생 제군에게 특별히 할 말이 있으니 제군은 다 한창남 군같이 용감한 사람이 되란 말이다. 누구든지 샤쓰가 없으면 추운 것은 둘째요, 첫째 부끄러워서라도 결석이 되더라도 학교에 오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같이 제일 추운 날 한창남 군은 샤쓰 없이 맨몸 으으응, 즉 그 만년샤쓰로 학교에 왔단 말이다. 여기 섰는 제군 중에는 샤쓰를 둘씩 포개 입은 사람도 있을 것이요, 재킷에다 외투까지 입고 온 사람이 있지 않는가……. 물론 맨몸으로 나오는 것이 예의는 아니야. 그러나 그 용기와 의기가 좋단 말이다. 한창남 군의 의기는 일등이다. 제군도 다 그 의기를 배우란 말이다.”
만년샤쓰! 비행사란 말도 없어지고 그날부터 만년샤쓰란 말이 온 학교에 퍼져서 만년샤쓰라고만 부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