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내셔널 갤러리에서 꼭 봐야 할 그림들

후원의 글 7
감사의 글 8
한국어판 서문 9
내셔널 갤러리에 대하여 10
내셔널 갤러리 전시장 안내 12
이 책에 대하여 13

1250-1500년의 회화 - 세인즈베리관 The Sainsbury Wing 14
1500-1600년의 회화 - 서관 The West Wing 98
1600-1700년의 회화 - 북관 The North Wing 174
1700-1900년의 회화 - 동관 The East Wing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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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굴의 성모>(p.57)가 걸린 벽 안쪽에는 어둡고 작은 방을 특별히 설치하여 내셔널 갤러리에서 가장 귀하고 상하기 쉬운 작품 중 하나인 다 빈치의 '카툰'을 보관하고 있다. 이 그림은 성모의 어머니인 성 안나의 무릎에 걸터앉은 성모가, 세례자 요한의 턱을 받치고 그를 축복하고 있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장면을 그린 카툰(실물 크기의 밑그림)으로, 6장의 종이를 풀로 붙여 이은 것 위에 그려졌다. 방의 어두운 빛은 목탄과 백묵이 희미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그림이 빚어내는 경건한 분위기에도 적합하다...

...롬바르드 카라바조 출신의 미켈란젤로 메리시만큼 경찰 기록에 이름을 많이 올린 화가는 없을 것이다. 그는 칼을 차고 로마 시내를 배회했고, 식당 웨이터에게 아티초크 접시를 던지며 위협했으며 결투를 벌여 사람을 죽이기까지 했다. 로마를 빠져나가 몰타 기사단에 입단했으나 상관에게 무례하게 굴어 감옥에 갇혔고 탈옥하여 살인청부업자에게 쫓기다 심한 상처를 입는다. 결국 그는 교황의 특사로 배를 타고 로마로 가던 중 포르토 에르콜레에서 열병으로 사망했다. 그래서 카라바조의 어두운 그림에서 그의 삶의 편린들을 발견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스페인 왕궁 컬렉션에는 티치아노와 다른 베네치아 르네상스 화가들이 신화를 소재로 그린 수많은 누드화들이 있지만 종교적인 이유로 스페인에서 여성 누드화는 금기였다. 이 그림은 '록커비 비너스'라고도 불리는데 19세기 요크셔의 록커비 홀에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벨라스케스가 그린 여성 누드화 두 점 중 현존하는 유일한 작품이고, 고야(p.302)가 <옷을 벗는 마하>(록커비 비너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를 그리기 전까지는 스페인 회화에서 가장 독특한 작품으로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