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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불교 > 불교 문학
· ISBN : 9788956054599
· 쪽수 : 303쪽
· 출판일 : 2010-07-01
책 소개
목차
머리말_또 떠날 때가 되었다
프롤로그_붓다를 만나러 가는 길
1장 붓다의 고향, 룸비니와 카필라바스투
부처님이 길에서 태어난 까닭은?
부처님의 두 어머니
붓다의 진정한 고향, 카필라바스투
2장 깨달음의 땅, 보드가야
보드가야 가는 길
붓다가 깨달음을 얻기 전에 오른 산, 둥게스와리
수자타 마을
보리수 아래서 벌어진 보드가야 대첩
3장 최초의 설법지, 사르나트
사슴 동산의 기적
최초로 승가가 탄생한 곳
4장 법화경의 설법지, 라지기르
최초의 불교 사원, 죽림정사
데바닷타와 부처님의 악연
빔비사라 왕의 비극
법화경을 설하신 영취산
칠엽굴과 아난다
5장 유마거사의 고향, 바이샬리
암라팔리의 육탄 공격
문수보살과 유마거사의 문답
원숭이의 꿀 공양을 받은 부처님
미리 이별을 노래하다
6장 기원정사의 땅, 스라바스티
스라바스티 가는 길
기적의 땅, 스라바스티와 기원정사
살인자 앙굴리말라의 스투파
천불화현과 데바닷타의 지옥행
스라바스티에서 먹은 절밥
7장 하늘로 통한 도시, 상카샤
붓다는 왜 상카샤로 내려오셨을까?
상카샤에서 보낸 편지
8장 붓다의 열반지, 쿠쉬나가르
잊을 수 없는 사람과 잊을 수 없는 마을
붓다의 화장터에 세워진 라마바르 스투파
다시 쿠쉬나가르 가는 길
에필로그_여행의 끝자락에서
저자소개
책속에서
부처님 이야기는 아득한 과거에서 아득한 미래까지 존재한다. 불교가 교리 중심의 종교이지만, 이러한 신화도 무시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더욱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부터가 일반적인 사람의 출생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불교 성지를 순례하면서 불교 교리보다는 이러한 신화를 읽어보고자 했다. 석가모니 부처님 이야기는 신화적인 요소가 가미된 역사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역사를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불교도 분명 다른 종교와 유사한 신화를 믿고 있다. 그것을 믿지 않고도 불교는 성립하지만, 경전에서 전해오는 신화를 믿는 순간, 우리의 상상력이 증대되고 신앙의 폭도 넓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오직 교리만으로 이루어졌다면, 불교는 글을 모르는 사람은 믿을 수 없는 종교가 된다. 이야기만으로도 불교는 분명 종교다.
―〈프롤로그〉에서
집과 길은 탯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집을 떠나는 통로가 바로 길이고, 집으로 돌아오는 통로 또한 길이다. 세상의 모든 길은 집을 향하고 있다. 집은 안과 밖의 구별이 있는 공간이지만, 길이 있음으로 해서 밖으로 열린다. 집은 또 길이 있기에 안에서 닫힌다. 길은 끝이 없지만, 끝이 있다. 그 끝이 바로 집이다. 길은 열려 있지만, 모든 집 앞에서 닫힌다. 집과 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결합체인 셈이다. 따라서 길 위에서 이루어진 붓다의 탄생은, 그곳이 집이라는 해탈의 고향으로 가는 길목임을 암시한다. ……
길은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공동소유이거나 아예 소유자가 없다. 누구의 소유도 아니면서 모두의 소유이기도 한 길이야말로 뭇 생명의 구원을 목표로 온 붓다가 태어나기에는 안성맞춤의 장소였다. 붓다가 노상에서 태어난 것은 붓다의 깨달음이 모든 이에게 열려 있음을 말해줄 뿐 아니라, 인생이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길임을 말해주기도 한다.
쿠쉬나가르에 온 지 사흘째 되는 날에야 니르바나 사원을 방문했다. 폐허의 승원 한쪽에 하얀색 건물이 아담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사원 주위에 살라나무가 여러 그루 있었지만, 석가모니 당시에 있었던 나무는 아니다. 사원 문을 여는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누워 있는 불상이 마치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짜 육신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눈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이토록 인간적인 부처님이었구나. 아니, 부처이기 전에 인간이었구나, 부처님을 향한 나의 정은 거의 육친을 향한 것이었다.
부처님은 북쪽을 향해 머리를 두고 옆으로 편안히 누워 계셨다. 황금 담요를 두르고 계셨고, 오른손은 살짝 얼굴을 받치고 계셨다. 오른손 바로 앞에 네팔의 국화인 랄리구라스 몇 송이가 화려한 색깔을 발하며 놓여 있었다. 발은 경전에 나온 대로 평발이었으며, 두 다리 인대 사이에 연꽃이 살포시 자리를 잡고 있었다. ……
인도와 네팔은 부처님이 직접 가르침을 펼쳤던 곳이다. 맨발로 산천을 누비며, 부처님은 살아 있는 가르침을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베푸셨다. 그 땅의 기운이 아직도 내 맘속을 쾅쾅 울린다. -에필로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