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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정치인
· ISBN : 9788956253572
· 쪽수 : 52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살아 있는 증거
1 시카고의 약속
2 사우스사이드
3 아직 쓰이지 않은 운명
4 오렌지와 검정
5 진보의 이면
6 옳은 일을 찾아서
7 자산과 결핍
8 갈등
9 망치지 말아요
10 저는 꽤 설득력이 있거든요
11 불가능이라는 장막
12 아무것도 예견되지 않았다
13 정치와 제정신 사이
14 소박한 선물
15 당신과 다르지 않아요
에필로그
감사의 말
책속에서
초등학교 때, 미셸의 오빠 크레이그는 어느 날 집안의 경제 사정이 궁금했다. 그래서 부엌 식탁에 앉아 있는 아버지에게 달려가 “우리 부자예요?”라고 물었다. 그는 아버지에게 자기 집이 부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유는 메리언이 전업주부이고 프레이저는 시에서 제공한 안정적인 직업이 있기 때문이었다. 프레이저는 다음 월급 날 수표를 은행에 입금시키지 않고 현금으로 바꿔서 지폐 다발을 집에 들고 왔다. 약 1천 달러 정도 되는 돈이었다. 그는 침대 밑에 지폐들을 펼쳐놓았다. 크레이그가 한자리에서 본 것 중 가장 큰돈이었다. “와, 우리 부자다!” 크레이그는 탄성을 질렀다. 프레이저는 거기서 각종 공과금을 집어 들었다. 전기세, 가스비, 전화비, 집세, 차 할부금 등. 그러고는 봉투를 한 다발 가져와서 각각 돈을 집어넣었다. 식료품비와 매달 고정비용도 제했다. 작업을 마치자 달랑 20달러짜리 지폐 한 장만 남았다. 크레이그는 실망하지 않고 20달러도 무척 큰돈이라고 말했다. “월급을 받을 때마다 20달러씩 모을 수 있는 거지요?” 프레이저는 크레이그에게 자동차극장과 가끔 사 먹는 테이크아웃 음식을 상기시켰다. 남는 게 없었다.
― 3장 ‘아직 쓰이지 않은 운명’에서
미셸은 스포츠를 좋아하는 가정에서 자라 승부욕도 강하고 자질도 있었지만 육상 선수단에서 잠시 활동한 것을 빼고는 대체로 선수 활동을 삼갔다. “키 큰 여자도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판에 박힌 대로 살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180센티미터까지 자랐지만 농구는 크레이그의 특기였고 그녀는 이미 크레이그 로빈슨의 여동생으로 알려져 있었다. 미셸은 소녀 시절 발레를 시작해 휘트니 영 고등학교 때까지 무용을 했다. 1981년 졸업 앨범에는 그녀가 무대에서 왼발로 바닥을 박차고 올라 발가락을 쭉 편 채 오른 다리를 높이 치켜들고 팔은 균형을 잡으려고 활짝 펼친 자세로 찍은 사진이 있다.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 자세였다.
― 3장 ‘아직 쓰이지 않은 운명’에서
미셸은 지독한 공부벌레가 되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했다”고 오빠 크레이그는 말한다. “농구 연습을 마치고 집에 오면 걔는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내가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봐도 계속 공부를 했죠. 텔레비전을 껐을 때도 여전히 공부하고 있었어요.” … 미셸의 약점은 시험을 잘 못 본다는 것이었다. 어머니가 보기에 두뇌는 문제될 게 없었지만 말이다. “나는 그게 심리적인 문제라고 봐요. 왜냐하면 미셸은 열심히 공부했지만, 오빠는 옆구리에 책을 끼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시험에 합격했으니까요”라고 어머니는 말한다.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이미 충분한데도 더 잘하고 싶게 마련이지요.” … 미셸의 공부 태도와 시험 성적 사이의 괴리는 크레이그에게도 의문이었다. “미셸은 내가 공부하는 걸 못 봤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항상 시험을 잘 봤지요”라고 그는 말했다. “미셸은 늘 공부했어요. 밤 11시나 12시까지 앉아서 숙제를 했어요.” 그녀는 새벽같이 일어나 공부하기도 했다. 집이 복잡하고 시끄럽다며 종종 새벽 4시 반이나 5시에 일어나 조용한 가운데 집중해서 숙제를 했다.
― 3장 ‘아직 쓰이지 않은 운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