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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교양 심리학
· ISBN : 9788956254036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0-07-22
책 소개
목차
머리말 표현, 고통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
들어가며 내 안에 숨은 아이를 불러내다
첫 발걸음 다 큰 아이와 나이 든 엄마의 교환 일기
두 번째 걸음 천재 심리학자도 좋은 엄마 되기는 어렵다
1 원가족 ― 인정하는 법을 배우다
가족 모두가 행복해야만 화목한 집일까?
어째서 가족에게 실망하게 되는 걸까?
가족 안에서 누가 진짜 좋은 사람일까?
현실을 인정하면 더 힘들어질까?
2 세상에 나오는 순간 이미 불안은 생겨난다 ― 불안은 탄생과 동시에 시작된다
내가 가진 능력의 한계에 대한 불안
― 상처와 함께 태어나다
환상 세계의 불안
― 불안으로 가득한 세상에 맞서 ‘환상’을 배우다
사랑하는 이가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 환상이 현실이 되면 어떡하지?
현실을 부정하려는 불안
― 잃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가질 수 없다
A가 B와 같으리라는 불안
― 운명론에 빠져드는 이유, 숙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일까?
3 내 안의 아이가 건네는 속마음 이야기 ― 어른들의 내면에는 어떤 불안이 자리하고 있을까?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말하고 싶지도 않아.”
― 어떤 사람은 행동으로 말한다
“나는 잘하는 게 없어.”
― 능력이 특출한 사람과 지나치게 무능한 사람은 비슷한 기분일 수 있다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 억압은 자기에게 내리는 벌이다
“자칫하다간 자리를 빼앗길지도 몰라.”
― ‘질지도 모른다’는 상상과 ‘질 수 없다’는 불안감
“계속 이렇게 가면 끝장이야.”
― 불안은 일종의 ‘이해할 수 없는’ 기분이다
“이 세상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어.”
― 환상이 현실로 검증되지 않으면 마음속 악마가 된다
“내 진짜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 남의 문제 안에 머물면 나 자신을 마주할 필요가 없다
4 상실을 진심으로 애도할 때 비로소 자아가 안정된다 ― 언제쯤 나는 내게 연민을 느낄까?
그래, 나는 지친 거야
죄책감을 버리면 상실이란 그저 아쉬움일 뿐
안정을 찾아주는 애도, 그 길에 필요한 용기
상처를 받아들이는 용기
남의 장점을 바로 보는 용기
이것으로 충분한 나, 내 마음에 다시 세우기
마치며 어린 딸에게, 그리고 내면의 나에게
리뷰
책속에서
엄마가 제 딸과 함께 있을 때마다 제 마음속에서 화르륵 타오르는 불길(무슨 불이냐고 묻지 마세요, 그냥 제 느낌을 비유하는 거니까요)은 가라앉힐 수가 없더라고요. 내 엄마와 내 딸이 함께 있는 장면을 보면서 행복해하는 게 아니라, 마치 다섯 손가락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 있는 듯 당혹감이 밀려온달까요. 민감한 심리학자로서 전 스스로 이렇게 물었죠.
‘아이에게서 내 어린 시절의 그림자를 보는걸까?’
…어째서일까요? 엄마랑 이야기하다 보면 두꺼운 철문에 발길질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몇 번이나 말씀드렸는데도 엄마는 엉뚱한 소리를 하시니까요.
멜라니 클라인은 오스트리아 사람인데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예요. 처음에는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아서 아동 정신분석학 연구에 발을 내딛었고, 아기들의 행동을 보면서 사람의 성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탐구했어요. 훗날 클라인의 이론에서 영향을 받아 파생된 것이 ‘대상관계 심리학’인데 그게 제가 지금 연구하는 영역이에요.
클라인이 세상을 떠났을 때 일인데요. 여든 살을 앞두고 세상을 떠난 클라인의 장례식에는 한때 그의 연구를 도와준 사람들이 빠짐없이 찾아와 작별 인사를 했대요. 대상관계 이론을 연구한 심리학자 윌리엄 페어베언은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었는데도 찾아와서 조의를 표했고요. 하지만 클라인의 하나뿐인 딸, 역시 정신분석학자이자 의사인 멜리타는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어요. 대신 다른 지역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멜라니 클라인을 비판하고 있었죠.
우리는 종종 누군가의 드센 모습만 보고 판단하곤 해요. 그 안에 여린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는 건 보지 못하죠. 어른이 된 아이가 자기의 연약했던 지난날을 이야기하는데 주위에선 그 애의 불평불만이나 화내는 모습만 기억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주변 반응이 그러면 저라면 그다음부터는 아예 입을 다물어버릴 것 같아요. 허상이나 다름없는 ‘화목’을 유지하는 게 우리 할 일이라면, 그깟 것 누군들 못 하겠어요? 영양가 없는 대화나 나누면서 크게 깔깔대면 집 안은 금방 시끌벅적할 텐데요. 하지만 그렇게만 해서야 식구들이 각자 어떤 마음을 품고 사는지 알 길이 있겠어요?
부모에게는 도전이나 다름없을 말을 꺼내는 게 그 애인들 쉬웠을까요? 물론 계집애가 얼마나 언성을 높이고 무례하게 굴었으면, 어른들이 크게 상처받으셨으리라는 것도 충분히 짐작은 돼요. 하지만 사람이란 자기 자신조차 낯선 어떤 기분과 마주하려면 과장스럽게 무장을 할 수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