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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7074794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0-01-12
책 소개
목차
* 프롤로그
1. 사랑의 버릇
2. 보랏빛 심연
3. 미소를 살짝, 시나몬 파우더처럼?
4. 푸른 꽃
5. 지금 만나러 갑니다
6. 악의 꽃
7. 강을 거슬러 오르듯
8. 잘못 배달된 소포
9. 타인의 고통
10. 의혹 또는 오해
11. 사랑해줘, 나의 모습 그대로
12. 윤슬
13. 흰 옷을 입은 소녀
14. 천사의 이름으로
15. 검은 스타킹
16. 판도라의 상자
17. 사랑의 두 얼굴
18. 악마의 고백
19. 비밀과 거짓말
* 에필로그
*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런데 혼자 있을 때면, 이상하게도 선우의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꿈속의 남자처럼, 안개 속의 남자처럼 모호하게 느껴졌다. 그 느낌은 그를 안개 속에서 잃을 것 같은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을 불러일으켰다. 서인은 선우에게 디지털 사진을 몇 장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그의 이미지로라도 그를 머리에 각인하고 싶었다. 일을 하다 가끔 그의 사진을 클릭하여 화면으로 불러낸다. 두 장의 사진 속 선우는 전혀 다른 인물처럼 느껴졌다. 한 사람에게 이렇게나 다른 분위기의 모습이 들어 있다니……. 하긴 선우가 찍어 보내온 서인의 이미지도 그랬다. (……) 어쩌면 진서인이라는 여자는 강선우의 눈에 미친 이미지이고 환상일 뿐일지도 모른다. 사랑에 빠지면 ‘나’는 없는 걸까. 사랑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상상하고 그 눈을 통하여 나 자신을 보게 되니.
“말해봐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기 때문에 내가 눈에 들어온 거죠?”
(……)
그리고 관계가 뜨겁게 무르익을수록 그녀는 불안한 듯 묻고는 했다.
“열정과 사랑을 구별할 수 있겠어요?”
그러면 선우는 또 뭐라고 대답했던가.
“꼭 구별해야 돼?”
그리고 싱긋, 웃었던가. 단원이 끝날 때마다 매번 요점 정리를 하는 듯한 그녀가 귀여웠기 때문에다. 열정과 사랑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가. 열정은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의 장난으로 기껏 삼 년이면 식는다는 설이 있다. 시간이 지나보면 알 수 있을까. 그녀를 사랑하다고 말하는 건 무언가 부족한 감이 있다. 꼭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난 것처럼, 생이, 운명이 이렇게 흐를 수밖에 없었으니 만났다는 느낌이다.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듯이……. 그건 어쩔 수 없다.
암은 생체 세포가 활발할 때 더욱 잘 자란다. 질투와 의심 또한 사랑이 깊어지면 암처럼 더욱더 자라게 된다. 사랑은 행복과 충만을 키우지만 질투와 의혹도 함께 키운다. 선우에 대한 서인의 의혹이 서서히 자라고 있었다. 그는 비밀이 많은 사람. 여자 문제나 곤란한 일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회피하는 비겁한 남자. 점점 알 수 없는 사람 같았다. (……) 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는 정말 나를 사랑하는 걸까? 서인의 의혹은 깊어갔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가 전화하고 찾아오는 횟수가 점점 뜸해졌다. 사랑이 변하고 있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