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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7075142
· 쪽수 : 260쪽
책 소개
목차
1. 권지연 - 심란한 입국
권혜미 - 1박 2일
2. 권지연 - 공대 꽃미녀
권혜미 - 권 작가의 하루
3. 권지연 - 언니 때문에 울다 웃다
권혜미 - 진짜 루저는 권지연
4. 권지연 - 언니는 인간이 아니다
권혜미 - 동생은 가식의 대마왕
5. 권지연 - 언니는 히틀러 언니는 독재자
권혜미 - 집 밖에서도 집 안에서도 모르는 사람처럼
6. 권지연 - 피할 수 없는 인연
권혜미 - 아빠 친구를 만나다
7. 권지연 - 언니에게서 탈출하다
권혜미 - 부산에서 생긴 일
8. 권지연 - 우리 제발 헤어질래?
권혜미 - 선수 치는 데는 선수
9. 권지연 - 우울증을 해소하는 데는 역시
권혜미 - 남자친구가 생기다
10. 권지연 - 위험한 밤
권혜미 - 애 아빠 누구?
11. 권지연 - 이야기꽃 피는 밤
권혜미 - 대단원
작가 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명차의 허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과일을 조금 샀다. 소음에 가까운 배기음을 내며 4인용 스포츠카가 휑 하고 지나갔다. 이 동네에 생뚱맞게 빨간색 페라리가 다니다니. 어울리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오니 권지연이 와 있었다.
“이봐라. 내 방금 페라리 봤대이.”
“우리 학교 남자애가 나 태워준 거거든.”
“이런 구린 년을 다 봤나. 남자친구도 있는 아가 다른 놈이 태워준다고 덥석 앉나? 그리고 그놈은 개념을 밥 말아먹었나? 페라리 있는 집이면 그냥 승용차도 있을 텐데 어디 감히 등교를 스포츠카를 타고 한단 말이고? 허세에 쩐 새끼.”
<값비싸고 튼튼한 빽>
“이게 왜 그렇게 비싸? 그냥 똑같은 가방으로 보이는데.”
“촌티 나는 말 좀 하지 마. 넌 명품을 몰라.”
언니는 이 가방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는 내심 궁금해졌다. 과연 집에 갔더니 언니는 샤넬 가방을 보며 침을 한 바가지 튀겼다. 가방은 자고로 가볍고 튼튼하고 물건 담기만 좋으면 되지 몇백이나 하는 가방을 왜 샀냐는 것이다. 브랜드 이름을 200만 원이나 주고 사고 싶으냐고 언니는 혀를 찼다. 나는 한마디 한 후 내 방으로 도망쳤다.
“이 샤넬 가방 가볍고 튼튼하고 물건 담기 좋아.”
<그리고 꿈은>
더 큰 걸 하고 싶었어. 제대로 큰물에서 놀고 싶었어.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꿈이 점점 작아졌어. 보통 사람들처럼 머리가 보잘것없어졌어. 하지만 죽어도 평범한 사람만은 되기 싫었어. 무서웠어. 나중에 평범한 사람이 되고 나서는 뭐든지 되고 싶었어. 뭐든 좋으니까 사회가 인정해주길 바랐어. …… 기대는 어느 순간 추락할 대로 추락했고 점점 무관심으로 변했어. 나중엔 아예 외면으로 변했지. 사람들의 눈길이 그랬어. 비참했어. 소중한 것들이 그렇게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느낌, 그 허탈감, 그 무력감에 대해 나는 잘 알아. 한 번 느꼈던 감정은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아. 한 번 맡았던 냄새가 그 후에 맡지 않아도 계속 기억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