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이탈리아소설
· ISBN : 9788957078563
· 쪽수 : 392쪽
책 소개
목차
1963년 9월 23일 월요일
9월 24일 화요일
9월 25일 수요일 오전
같은 날 오후
9월 26일 목요일
9월 27일 금요일
9월 29일 일요일
9월 30일 월요일
10월 1일 화요일
10월 23일 수요일
에필로그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잔니의 손에서 편지를 빼앗아 든 마시모가 편지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입 밖으로 험한 소리를 내뱉기 시작했다. 그의 중얼거리는 소리는 점점 격한 울분의 토로로 변해갔다.
“무슨 유언장이 이따위야! 돈은 어디에 있는 건데? 누구한테 남기는 건데? 이 더러운 년 때문에 체면 무릅쓰고 얼굴에 똥칠까지 하고 다녔는데 그게 다 너, 너 때문에…….”
하지만 당신, 당신은 내 아내야. 이 고장에서 사회적 지위도 꽤나 높은 사람이고. 그러니까 내가 친구나 친척의 가정부가 죽었다고 해서 장례식에 가지 않는 것처럼 당신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어. 아드리아나야 장례식 전이나 끝난 다음에 찾아가도 되는 것 아니겠어?”
그는 마르게리타가 내심 자신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남의 눈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알팔리페가의 사람들을 대할 때는 더욱 그랬다. 알팔리페는 고장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했고, 멘눌라라와의 친분뿐만 아니라 그녀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끊임없이 구설에 오르는 가문이었다.
말을 더듬는 고약한 버릇을 가진 그에게 미사를 주관하는 것은 항상 두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말실수를 대폭 줄이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기도문과 낭송, 강론을 빠른 시간 안에 끝내버리는 것이었다. 짧은 미사는 사람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가 집전하는 미사는 15분을 넘기지 않았다. 신기록이었다. 신부가 공작의 보호를 받는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온유한 성격과 그만의 독특하고 빠른 미사 방식 때문에 부잣집 사람들은 신부를 독차지하기 위해 경합을 벌이기까지 했다. 결혼식, 세례식, 영성체, 장례식뿐만 아니라 집안에서 드리는 가족 미사나 농지에 세워진 소성당의 미사를 위해 항상 필요한 사람이 바로 신부였다. 그렇게 해서 아레나 신부에게는 상류층 사람들과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무엇보다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아 훌륭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특혜가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