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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 현대철학 일반
· ISBN : 9791198073723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3-05-23
책 소개
목차
서문 7
I. 전염 27
II. 자가면역적 민주주의 79
III. 생명정치의 시대 131
IV. 면역의 철학 187
V. 팬데믹 시대의 정치 245
에스포지토의 책 296
역자 해제 | 코무니타스와 임무니타스 298
역자 후기 | 번역 노트에서 313
책속에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코무니타스와 임무니타스, 즉 공동체와 면역성 사이의 패러다임적인 관계다. 원래부터 분리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나는 공동체와 면역성은, 어느 하나가 다른 것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부각되는 만큼 논리적으로 분리되지 않을 뿐 아니라, 면역 장치를 갖추지 않은 공동체는 존재하지 않는 만큼 역사적인 차원에서도 분리되지 않는다. 인간의 몸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몸 역시 존속을 지속적으로 보장하는 보호 체계 없이는 신체 내부의 분쟁을 극복하지 못한다. 모든 것은, 보호해야 할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사회의 몸을 보존하는 균형의 유지에 달려 있다. 왜냐하면 어떤 한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자가면역질환과 유사한 방식으로 붕괴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면역 장치를 갖추지 않은 공동체는 존재하지 않았다. 인간의 몸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몸 역시 존속을 지속적으로 보장하는 보호 체계 없이는 신체 내부의 분쟁을 극복하지 못한다. 모든 것은, 보호해야 할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사회의 몸을 보존하는 균형의 유지에 달려 있다. 왜냐하면 어떤 한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자가면역질환과 유사한 방식으로 붕괴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팬데믹에 대한 환원주의적이거나 음모론적인 해석은 수백만이 넘는 전 세계의 사망자들 앞에서 여지없이 신빙성을 잃어버렸다. 이러한 유형의 해석이 누가 보기에도 틀렸다는 점은 2021년 초에 이미 드러나 있었다. 이러한 견해들이 틀린 이유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어버린 면역의 패러다임에서 억지로 이탈하려는 성격을 분명히 드러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면역의 패러다임이 지닌 내부적인 복합성, 즉 면역이 상당히 ‘위험’한 동시에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면역이 ‘위험한’ 이유는 면역의 강화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치명적인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지만, ‘필요한’ 이유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질병의 전염이 확산될 경우 유일하게 가능한 방어 전략이 바로 면역이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의 팬데믹 대응 전략이 실행되는 과정에서—특히 평가와 적용의 오류, 지연, 모순, 누락의 손실을 평가하는 과정에서—빈번히 부족했던 것도 사실은 팬데믹 상황에서 개인과 집단의 생명/삶을 ‘보호하는’ 방식과 ‘제한하는’ 방식을 식별하고 구분하는 능력이었다.
인체의 ‘면역체계’만큼 인간이 외부를 자신의 내부에 수용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할 뿐 아니라, 왜 스스로의 유기체를 안과 바깥의 지속적인 교환 장소로 간주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것은 없다.